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해 다음달 정기검사를 시작한다.

3년마다 실시하는 정기검사다.

우리금융은 최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논란이 불거졌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고강도 정기검사를 통해 우리금융 내부통제 같은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당 사안의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감원은 우리금융·우리은행 등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위한 사전통지서를 이날 발송했다고 밝혔다.

정기검사는 다음달 초부터 착수해 두 달가량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검사 결과에 따라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금감원은 현재 40명에 달하는 대규모 검사 인력을 동원해 KB금융·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형 금융지주 2곳을 비슷한 시기에 검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우리금융 등에 대한 정기검사가 고강도로 이뤄질 것을 예고한 것이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우리카드 등에 수시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정기검사 과정에서는 이 같은 개별 사안은 물론 우리금융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 리스크 관리, 재무건전성 등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와 계열사의 경영 실태를 두루 점검하게 된다.


이번 정기검사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계약을 체결한 직후에 이뤄져 귀추가 주목된다.

현행 금융지주법령상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쳐야 한다.

금융당국은 인수 이후 사업타당성과 더불어 금융지주 경영 상태가 건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검사 결과에 따라 산정되는 경영실태평가등급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 승인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등급은 현재 2등급이지만, 검사 결과 이보다 낮은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동양생명 등의 인수가 불가능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금융지주 중 보통주자본비율이 가장 낮은 반면 은행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리스크나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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