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박상규 사장 (회사 제공)
▲CEO 오늘

SK그룹이 그룹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박상규 대표가 이끄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배터리 사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됩니다.

그룹 계열사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SK E&S와의 합병설에 대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선일보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해 자산 100조 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고 보도한 데 따른 해명 공시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SK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위한 '리밸런싱'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그룹 사업의 양대 축 중 하나인 그린·바이오 사업에서는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등도 유력한 방안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 E&S 수석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을 맡으며 그룹의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 것도 양사의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부분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SK그룹 지주사인 SK㈜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K E&S의 경우 SK가㈜ 지분 90%를 보유 중입니다.

앞서 그룹 안팎에서는 SK온을 SK엔무브와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SK E&S와 SK온을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합병 등의 사안은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하는 데다 주주들의 반발 등이 예상되는 만큼 여러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SK E&S와의 합병 추진설이 나오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장중 15% 이상 치솟았습니다.

만약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매출 규모가 90조 원에 육박하고 자산 총액이 100조 원을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됩니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재편을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주도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최태원 회장의 측근이자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인 박상규 사장의 리밸런싱 실행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SK이노베이션 사업구조 개편 추진

박상규 대표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취임 뒤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사업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상규는 2024년 신년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거와 현재의 성과, 향후 전망, 수익성, 경쟁력, 리스크 측면에서 냉철히 평가해 이를 기반으로 제한된 자원을 토대로 배분 노력을 기울여 내실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생존이 위협받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경쟁력 있는 강화방안을 도출하자"고 말했습니다.

박상규 사장은 2024년 2월부터 팀장급인 PL 워크숍을 시작으로 주니어급 직원, 임원들과 잇달아 워크숍을 열며 사업 방향성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박 사장은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 초부터 SK이노베이션 계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서고 있으며 방침이 마련되면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전략적 방향성은 맞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1분기 정유사업 호조에 실적 개선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1분기 영업이익 6247억 원을 내며 큰 폭의 이익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매출 18조 8551억 원, 영업이익 6247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인 2023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6% 늘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강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등에 따라 전 분기보다 7563억 원 증가한 영업이익 591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습니다.

화학사업은 벤젠 스프레드 개선에 따른 마진 상승과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241억 원 증가한 영업이익 1245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윤활유사업은 판매량 증가와 고정비 감소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4억 원 증가한 220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물량이 늘어나 전분기 대비 473억 원 증가한 1544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배터리사업은 판매물량 감소와 판가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1조395억 원 축소된 매출 1조683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익은 3315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소재사업은 전분기 대비 고객사향 판매 물량 감소 및 가동률 하락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영업손실 64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박상규 사장이 합류하기 전인 2023년 연간 매출 77조 2885억 원, 영업이익 1조 9039억 원을 냈습니다.

2022년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51.4% 감소한 수치였습니다.

석유·화학·윤활유사업 쪽이 정제마진의 약세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건사고

△SK엔무브 엔진오일 제품 '그린워싱' 논란

환경부는 2023년 2월8일 SK엔무브의 엔진오일 제품 3종의 '탄소중립' 제품 홍보 문구와 관련해 행정지도 조치를 내렸습니다.

SK엔무브는 해당 제품들 광고에 미국 탄소배출권 인증기관 베라(Verra)에서 배출권을 구매해 탄소상쇄를 했기 때문에 탄소중립이라고 홍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SK엔무브가 배출권을 구매한 인증기관 베라는 2023년 2월부터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공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해온 기관입니다.

이에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에서 탄소상쇄는 탄소중립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환경부도 SK엔무브의 제품 광고에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환경부의 이번 조치는 강제성 없는 행정지도에 불과했으나 SK엔무브는 해당 제품 광고에서 논란이 된 문구를 결국 삭제했습니다.


▲생애

박상규 사장은 1964년 8월9일 태어나 서울 배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6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 유공에 입사한 뒤 40년 가까이 SK그룹에 몸담으며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SK이노베이션 회장 비서실장과 SK네트웍스 호텔총괄 부사장, SK네트웍스 총괄사장, SK엔무브 대표이사 사장 등 계열사 요직과 대표 자리를 두루 거쳤습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2013년에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경험으로 최 회장과 가까운 복심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전략기획 능력과 함께 위기관리 능력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박상규 사장은 SK네트웍스 대표로 있을 때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과감하게 사업을 개편하며 피해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절정에 이르렀던 2020년 SK네트웍스는 생활가전과 렌터카 등 임대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바 있습니다.


▲학력/경력

학력 : 서울 배명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력 : 1986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 대한석유공사 입사
2004년 SK주식회사 소매전략팀장
2007년 SK주식회사 투자회사관리실 기획팀장(상무급)
2008년 SK주식회사 기획담당 상무
2009년 SK네트웍스 소비재플랫폼본부 상무
2013년 SK이노베이션 비서실장
2016년 SK네트웍스 호텔총괄 부사장
2017년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사장 선임
2021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총괄 사장
2023년 1월 SK엔무브 대표이사 사장
2023년 12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2024년 3월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선임


▲어록

"기업경영은 2~3년이 아니라 5~10년 앞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SK그룹의 주력 사업이 된 석유·화학도 힘든 시기를 거쳤고 '카본 투 그린'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 직면한 어려움에 너무 소극적이지 말고 패기와 용기를 갖고 돌파하자."
(2024년 4월16일, SK이노베이션 PL 워크숍)

"올해는 점점 증가하는 대외 환경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 사업영역의 전면적 체질 개선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 이러한 내실 다지기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24년 3월28일, 제17기 정기주주총회)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량을 결집시켜 생존력을 확보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2024년 1월 2일, SK이노베이션 신년사)

황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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