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류진 한경협 회장, 4대 그룹 회비 미납에 "알아서 낼 것"

한경협 류진 회장 (연합)
▲CEO 오늘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기업의 한경협 내 행보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진 회장은 17일 충북 청주시의 우수 자문기업 방문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4대 그룹이 회비를) 다 낼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걱정은 안 한다"며 "빚쟁이처럼 요구하기보다는 알아서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탈퇴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은 한경협에 형식상 재합류한 상태입니다.

이후 4대 그룹은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류 회장은 '회장단 영입과 관련해 목표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목표는 없다"며 "다들 상황이 있으니까"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장단 가입에 관해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라며 "일단 (삼성이) 회원사로 들어온 게 중요하고 소통은 잘 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정보기술(IT),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회원사로 모집하고 있는 한경협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나가는 것은 쉽지만, 들어오는 것은 쉽지 않다"며 "기업 (활동을) 잘하고 윤리적인 '모범 기업'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류 회장은 그간 탈퇴하는 회원사가 많았던 만큼 새로운 기업을 영입하는 동시에 여성 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기업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류진 회장이 충북 청주의 벽지 생산기업 금진을 찾아 지난 10년 동안 한경협경영자문단과 협업으로 거둔 성과를 돌아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습니다.

류진 회장은 "오늘의 중소기업은 내일의 대기업이며,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곧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한경협은 미래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중소기업 지원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아버지 이어 '총알의 왕국' 만들어

1968년에 아버지 류찬우 창업주가 설립한 풍산그룹은 동파이프, 동합금 제품 등을 만드는 신동사업으로 출발했습니다.

신동사업의 대표 제품은 소전, 즉 반제품 상태의 동전으로 현재 풍산은 전 세계 소전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단순해보이지만 소전을 제조하는 데에는 고난도의 구리 합금기술이 필요한데, 풍산이 방위산업에 진출하게 된 것은 이 합금기술 덕분이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3년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활약했던 것처럼 풍산도 자주국방을 위해 힘써달라"며 풍산에 방산 진출을 권유했습니다.

가문에 대한 자긍심이 남달랐던 창업주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방산에 뛰어든 풍산은 합금 기술을 바탕으로 소구경 총탄과 박격포탄, 곡사포탄 등 국군이 쓰는 탄약 전 품종을 국산화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로 성장했습니다.

2000년 류진 회장이 수장 자리에 오르자 풍산은 본격적으로 '총알의 왕국'으로 입지를 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류진 회장은 가장 먼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습니다.

류 회장은 취임 후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 정도로 수출 판로 확대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 회장의 노력 덕분에 2007년 17개였던 방산 수출국가는 현재 60개까지 늘어났습니다.

또한 수렵, 스포츠 경기에 쓰이는 스포츠탄은 자체 브랜드를 통해 미국에 진출해 현재 미국 스포츠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톱3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여기에는 류진 회장의 마당발 인맥도 큰 역할을 했는데, 류 회장은 선대 회장부터 다져놓은 글로벌 인맥, 특히 미국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를 비롯해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부 장관,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 등이 모두 류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류진 2011년에 자체 방산기술연구원을 설립하고 R&D 투자에 힘을 써왔습니다.

지능화, 정밀화되는 군용탄 시장의 트랜드에 맞게 첨단 탄약 개발에 주력한 것으로, 덕분에 소총용 소구경탄으로 시작한 사업을 현재는 곡사포용 155mm 대구경탄까지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풍산은 재래식 탄약 뿐 아니라 전차와 병력을 동시에 제압하는 이중목적탄, 유도무기에 쓰이는 스마트탄, 한국형 구축함에 사용되는 골키퍼탄까지 총탄에 있어서는 못 만드는 것이 없는 회사가 됐습니다.

풍산은 탄약 생산의 수직계열화, 자동화 투자를 통해 대량생산 경쟁력도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최근 폴란드 정부가 풍산에게 총탄공장 설립을 요청한 것도 이런 대규모 생산능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투 드론과 2차전지 소재시장 '도전장'

류진 회장은 2030년까지 글로벌 톱50위 방산업체로 진입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신형탄, 드론 개발 등에 약 17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이 가운데 전투드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기갑부대를 물리치는데 기여하면서 새로운 무기체계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풍산은 자체개발한 탄약 투하 드론을 국방부와 함께 수정보완해가고 있습니다.

이 전투드론은 배낭에 넣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고 살상 반경이 25m에 달해서 전술적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앞으로 전투드론이 각 분대 단위로 배치될 예정인 만큼 풍산의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류 회장은 기존 주력사업인 신동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풍산은 2차전지 소재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2차전지 주요부품인 리드탭 시장에서 2030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입니다.

풍산은 그동안 계열사를 통해 리드탭 원소재 생산 사업을 해오면서 미국과 국내외 전기차 업체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국내 리드탭 제조사 넥스포를 인수하면서 소재부터 완성품 제조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습니다.

류 회장은 앞으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최적화된 리드탭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미국 뉴욕 맨해튼에 콘도 구입

류진 회장의 부인 노혜경씨가 2019년 1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1125만5500달러의 호화 콘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주소를 기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앞서 2002년 미국 LA에 1천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풍산그룹은 오너일가의 개인적 부동산 매입이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

2013년에 류진 회장의 부인 노혜경씨와 아들 류성곤씨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들이 22살에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점에서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풍산은 서애 류성룡의 정신을 이어받아 방산사업을 한다고 해왔는데 정작 후손이 미국 국적을 취득했으니 가풍에 어긋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풍산그룹은 국적 변경은 사실이지만 개인적 일이므로 사유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생애

류진 회장은 1958년 3월5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류찬우 풍산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풍산 류씨 가문의 후예로 조선시대 서애(西厓) 류성룡 선생의 13대손입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학했습니다.

부친인 류찬우 풍산 창업주는 본관인 '풍산'을 그대로 회사 이름으로 삼았습니다.

류진 회장은 풍산금속공업에 입사해 십여 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은 뒤 풍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습니다.

아버지 류찬우 창업주는 방위산업에 몸담으며 미국 정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는데 류진 회장이 이를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류진 회장은 부친이 사망한 이듬해인 2000년 풍산 회장에 올랐고 지주사 풍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계열사 풍산특수금속 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풍산의 양대 축인 신동사업과 방위사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꺼려 '은둔의 기업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가문이 구축한 인맥을 이어받아 정재계에서 '마당발'로 통했습니다.

혼자 출장을 다닐 정도로 소탈하고 실용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와인에 조예가 깊고 매너가 뛰어나 '재계의 선비'로 불립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76년 4월 일본 '아메리칸 하이스쿨(AMERICAN HIGH SCHOOL)' 졸업
1983년 2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1985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 수료

경력 : 1982년 풍산 입사
1996년 풍산 대표이사 사장
1997년 3월 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
1997년 5월~ 2000년 4월 대한상공회의소 상임의원
1998년 2월~ 2001년 2월 한국비철금속협회 부회장
2000년 풍산 대표이사 회장
2004년 6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부회장
2005년 3월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05년 6월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2009년 8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동창회장
2010년 9월~ 2012년 9월 제29대 국제동산업협의회(IWCC) 회장
2011년 2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BAC) 기업인자문위원회 한국위원
2011년 2월 제19대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
2014년 2월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
2015년 4월 2015프레지던츠컵 조직위원회 위원장
2023년 8월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취임

가족 : 아버지 류찬우 풍산 창업주
형 류청, 큰누나 류지, 작은누나 류미
부인 노혜경(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녀) 슬하에 아들 류성곤, 딸 류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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