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추가적인 무차입 공매도 행태를 포함한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달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전산시스템 구축 방안을 공개한 데 이은 조치로, 이르면 하반기로 예상되는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앞두고 사전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3일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이 진행하는 이날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는 그간 금감원이 진행해온 글로벌 IB 14곳에 대한 불법 공매도 조사 현황과 적발 사례를 공개하고 향후 계획 및 남은 절차에 대한 설명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날 금감원은 과징금 부과까지 마무리된 BNP파리바와 HSBC에 이어 추가로 적발된 A, B사의 불법 공매도 조사 결과와 함께 과징금 부과 내용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기존에 조사2국 산하 팀으로 운영되던 조사 조직을 공매도특별조사단으로 격상하고, 조사 범위를 글로벌 IB가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실행한 거래 전체로 확대했다.


금감원이 최초로 포착한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IB는 BNP파리바와 HSBC다.

두 회사의 불법 공매도 규모는 총 560억원에 달한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HSBC는 2021년 8월부터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를 벌였다.

두 회사에 대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총 265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공매도 관련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여기에 이어 3일 추가로 공개할 A, B사는 앞선 두 회사 사례와 수법이 유사하지만, 단 5개 종목에 540억원대의 불법 공매도 거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A사는 2022년 3~6월 기간 중 2개 종목, B사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의 기간 중 3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이 두 회사에 BNP파리바와 HSBC보다 더 많은 총 5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감사 결과 사전통지서를 최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발표에 대해 현재 금지된 공매도를 재개하기 위해 선결과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이복현 금감원장은 개인투자자와의 공매도 관련 토론회에서 불법 공매도를 사실상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 방안을 공개했다.


금감원은 이른 시일 안에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무리하고, 이와 관련해서 IB 본사에 협조도 요청할 예정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 홍콩을 찾아 글로벌 IB 관계자를 만나 공매도 조사와 관련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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