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 가격 인상 미루는데…외식업계 정부와 '엇박자' 왜?

【 앵커멘트 】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 이제는 지겨울 정도인데요.
올해는 먹거리 물가가 좀 주춤하나 싶더니, 역시나 총선이 끝나자마자 외식업계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5월 가정의달을 앞두고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두 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반년 만에 또 메뉴 가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불고기버거와 치즈버거 등 16개 메뉴 가격이 평균 2.8%, 최대 400원까지 오를 예정입니다.

피자헛도 다음 달 2일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으며, 앞서 업계 5위 굽네치킨도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1천900원씩 인상했습니다.

총선 전까지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망설이던 외식업계가 너도나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나선 겁니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당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결국 외식 시장 규모를 축소시키는 역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합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가격을 올리는 게 오히려 제 발등 찍는 꼴일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까 외식 가격이 올라가면 외식 거래를 줄이거든요. 그래서 당장은 매출액 보존이 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규모를 줄이는 효과…"

거대 프랜차이즈를 필두로 외식가격이 끝없이 치솟고 있는 반면, 식품·유통업계는 정부의 요청에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추는 등 여전히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입니다.

롯데웰푸드는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의 시세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자 5월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자 가격 인상 시기를 본래 계획보다 한 달 늦췄습니다.

CJ대한통운 역시 정부 요청에 편의점 4사의 일반 택배 가격 인상을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식품·유통업계의 가격 방어도 결국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가정의달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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