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끔찍한 ‘돼지도살 스캠’에 당했다…신고 접수만 2천건 이상

[사진출처 = 픽사베이]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던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이성 B씨에게 마음에 든다는 고백을 받았다.

이후 1개월가량 육아 고충을 비롯한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깊은 유대감을 쌓았다.


신뢰를 쌓은 B씨는 A씨에게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얻었다며 수익률 인증 사진과 명품쇼핑을 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자신의 삼촌이 가상자산을 10년간 연구해온 전문가인데, 투자정보를 공유해주겠다며 자신의 지시에 따른 투자를 권유했다.


평소 자녀 육아비용 등에 부담을 느껴왔던 A씨는 비상금 1000만원을 꺼내 B씨의 안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입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했다.


이후 수차례 매매에 참여해 큰 수익을 낸 뒤 다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수익금을 전송해 원화로 출금하는 것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B에 대한 신뢰를 키웠다.


대출을 통해 증거금을 3억원까지 늘렸던 A씨는 추가 증거금을 넣어 더 큰 수익을 내자는 B씨의 설득에 솔깃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로맨스 스캠 투자사기 주의 안내 문자를 받아 급히 출금 신청을 했지만 돈은 되돌려 받지 못했다.


A씨는 직장생활 20여년간 모아온 전 재산을 잃었다는 사실에 자책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로맨스 스캠은 ‘돼지도살 스캠’이라고도 한다.

마치 돼지를 살찌게 한 뒤 도살해 많은 고기를 얻는 것처럼 피해자를 꼬드겨 가상화폐 등을 구입하게 한 뒤 초기에 돈을 불려주고, 투자규모를 높이게 해 이를 가로채는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산하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누적 2209건의 피해 신고를 전수 분석해 A씨의 사례를 포함해 대표적 피해사례 7건을 선정, 피해 경위와 대응 요령을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올해 1∼4월 금감원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중복집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리딩방 사기가 26.5%로 가장 비중이 컸고, 미신고거래소(18.9%), 피싱(17.7%), 유사수신(5.29%) 순이었다.


금감원이 집계한 대표적 피해사례 7선을 보면 ▲ 미신고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사기 ▲ 락업코인 판매(블록딜) 사기▲ 로맨스 스캠 사기 ▲ 유명 코인 사칭 사기 ▲ 가상자산거래소 직원 등 사칭 사기 ▲ 가상자산 리딩방, 대리매매 사기 ▲ 대체불가토큰(NFT) 경매 사기 등이었다.


락업코인 판매 사기는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할 기회라며 락업 설정된 코인투자를 권유받았지만, 락업 해제일 가격이 폭락해 손실을 본 경우다.


유명 코인 사칭 사기는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이 큰 유명 코인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했지만, 이름만 같은 가짜 코인이었고, 판매업체는 잠적해버린 사례다.


금감원은 이번 사례집을 홈페이지에 전자파일 형태로 게시하는 한편, 전국 노인복지관과 고용지원센터, 광역 지자체 등을 통해 고령자 등 취약계층 위주로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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