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을 자회사로 둔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중순에 기록한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KB금융 주가는 40.48%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도 38.25% 뛰었다.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폭이 작은 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 역시 연초 이후 각각 16.44%와 10.38% 올랐다.


이 중 KB금융은 지난 26일 하루 동안에만 9.67% 오르며 전고점인 7만8600원을 3% 남짓 남겨둔 상태다.


호실적도 금융지주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25일 KB금융에 이어 26일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까지 긍정적인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요 금융지주 종목에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기관들도 꾸준히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26일 하루 동안 KB금융 주식 522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신한지주(126억원), 하나금융지주(101억원)도 순매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3월 중순 반도체주로 수급이 몰리며 금융주 주가 조정이 시작됐는데,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기대되는 금융지주 종목에 대한 상대적 매력도가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기말배당 기준일이 지나 배당 투자 모멘텀이 사라진 다른 고배당주와 달리 분기배당을 하는 금융지주들은 6월까지 보유하면 또다시 배당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대 금융지주가 작년보다 2%포인트 정도 개선된 평균 37%의 주주환원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에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쓰인 돈의 비중을 말한다.


특히 KB금융 주주환원율을 지난해보다 1.8%포인트 높아진 39.3%로 전망했다.

이어 신한지주는 올해 작년보다 2.4%포인트 올라간 38.2%, 우리금융지주는 1.2%포인트 개선된 35%, 하나금융지주는 무려 4.2%포인트나 개선된 37.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수준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따라 작년보다 주주환원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B금융은 CET1 비율이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발표했는데,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4%다.

CET1 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높을수록 위기 대처 능력이 좋다는 의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1분기 지배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ELS 투자자 손실 배상금 8620억원 등을 감안했을 때 양호한 편"이라며 "CET1 비율도 13.4%에 달해 경쟁사 대비 자본비율 우위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여기에 다음달 초 발표할 예정인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이 자본비용·자본수익성·지배구조·주가 등을 고려해 자사의 적정 기업가치를 분석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3년 이상 중장기 기업가치 목표 수준과 도달 시점·도달 방안 등을 정해 공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밸류업 공시를 하게 되면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추가 주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 주주환원율은 20%대 중반에서 50%로 가는 여정의 중간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