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영상 플랫폼을 겨냥해 '틱톡 강제매각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미국이 이번에는 중국 통신사의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도 금지하고 나섰다.

미국인들의 개인정보와 중요한 데이터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연일 중국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퍼시픽네트웍스 등 중국 정부 소유 통신업체 4곳에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퍼시픽네트웍스 자회사인 컴넷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FCC는 이날 승인된 망 중립성 규정 복원이 시행되는 다음달 3일을 기준으로, 60일 이내에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FCC는 이날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법 2장을 적용받는 서비스로 재분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FCC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 내에 광대역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외국 정부 소유 기업에 대한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미 정부가 외국 통신사업자를 규제하는 통신법 214조에 따라 미국 내 서비스 제공을 금지했지만 FCC는 이들이 여전히 영업 중이라고 보고 있다.

제시카 로즌워슬 FCC 위원장은 "중국 통신사들이 미국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이날 밝혔다.


차이나텔레콤은 미국 내에서 26개의 인터넷 접속 포인트(POP)를 운영하며 브로드밴드, 인터넷 프로토콜(IP) 전송, 데이터센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통신사들의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이유로는 국가 안보를 들었다.


제프리 스타크 FCC 위원은 "중국 통신사들은 주요 인터넷 접속 포인트와 데이터센터에 접근할 수 있다"며 "적대적인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우리 데이터와 데이터센터에 가하는 위험을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FCC는 2022년에도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규정을 개정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ZTE 제품의 승인을 금지한 바 있다.


한편 미국 내 틱톡 사업권을 270일 안에 강제매각해야 할 위기에 처한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매각을 소송으로 막지 못하면 서비스 폐쇄를 택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틱톡이 사용하는 알고리즘이 바이트댄스의 전반적인 운용에 핵심 요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틱톡을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밝혔다.


틱톡이 바이트댄스 전체 매출과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이런 선택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틱톡의 미국 내 DAU는 전 세계 바이트댄스 DAU의 약 5%에 불과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에서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 등의 앱을 통해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과잉 산업생산 문제는 미국과 동맹국의 최대 우려 사항"이라며 "향후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안에서 어떤 것도 테이블 아래로 내려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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