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준금리 동결 … 우에다 '현상유지' 발언에 엔화값 156엔 붕괴

◆ 혼돈의 미국 경제 ◆
26일 달러당 엔화값이 156엔대를 넘어선 것을 한 남성이 도쿄 전광판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달러당 엔화값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156.70엔까지 떨어졌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며 금리를 인상했던 일본은행이 이번에는 '동결'을 택했다.

금리 동결 소식에 달러당 엔화값은 156엔대로 급락하며 34년 만에 최저치를 이어갔다.

일본은행은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26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0~0.1%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0.1%이던 기준금리를 17년 만에 인상했던 일본은행이 이번에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을 선택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조적으로 물가가 상승한다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지만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설 경우 정책금리를 올리고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절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엔저 흐름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엔저로 인해 기조적인 물가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범위는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엔저로 인한 위험은 '제로(0)'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서 지켜보고 있다"며 "무시할 수 없는 영향으로 커지면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데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값이 157엔을 넘어설 경우 지난 2년간 이어온 실질임금 마이너스 흐름을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초 10월로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6~7월로 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저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100엔당 원화값은 880원 초반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강달러 때문에 원화가 약세지만, 이날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엔화가 더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값은 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 기준 881.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치이며 작년 12월 1일(871.21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기 전까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100엔당 원화값이 900원대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엔화 약세 심화에도 전 거래일보다 0.3원 내린 1375.3원에 거래를 마쳤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