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됐습니다.
뉴욕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용갑 특파원, 연준의 12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됐죠. 어떤 내용들이 나왔나요?
【 기자 】
미 연준이 12월 FOMC 회의 결과를 현지시간으로 3일 오후 2시에 공개했습니다.
약 2시간 전에 의사록이 공개된 건데요.
연준은 올해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한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의사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정책금리가 이번 긴축 주기동안 최고점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금리인상이 없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하락할 때까지 제한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정책에 적합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회의록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낙관론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에 2024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시장의 전망처럼 3월부터 완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단서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신중한 움직임이 강조됐습니다.
금리인하의 가능성이 있지만 그 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겁니다.
연준은 지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 올해 기준금리의 3차례 인하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록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큰 불확실성을 지적했습니다.
의사록에서는 "실제 정책 경로는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앞서 회의 당시에 밝힌 것처럼 올해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회의록에 따르면 언제 금리인하가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거의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진전을 언급했습니다. 지난 2022년 중반에 정점을 찍었던 인플레이션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공급망 요인이 완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노동시장의 균형이 개선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연준의 의사록 공개 전에 리치먼드 연은의 토마스 바킨 총재가 발언에 나섰는데요.
바킨 총재도 정책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 변화의 속도와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킨 총재는 "연착륙이 가능해 보이지만 당연한 것은 아니다"라고 경계를 보이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준이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날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가라앉았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84.85포인트, 0.76% 내린 3만7천430.19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나스닥은 최근 3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새해 들어 2거래일 연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이 오전 10시 반쯤 4%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의 하락세가 발생했습니다.
대형주 중심의 S&PP500지수는 전장보다 38.02포인트, 0.80% 하락한 4천704.8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3.73포인트, 1.18% 하락한 1만4천592.21에 마감했습니다.
【 앵커멘트 】
연준 내부에서도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올해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로 최근 미국의 경제상황을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시장과 제조업 관련 지표가 발표됐죠.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 기자 】
미국의 노동시장에서 수요 분야의 냉각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구인 건수는 879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수정치인 885만 건과 비교하면 6만건이 감소했습니다.
11월 구인 건수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수요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구인 건수는 지난 2022년 3월 최고치인 1천200만 명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1월에 구직률은 5.3%로 변함이 없었습니다. 11월에는 운송과 창고업, 유틸리티 분야, 연방정부에서 채용공고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도매업에서는 구인이 6만3천개 증가했습니다.
11월 채용은 546만 건으로 직전 대비 36만 건 감소했고, 고용률은 3.5%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11월에 전체 퇴직자는 530만 건으로 29만2천 건 감소했습니다.
자발적 퇴직자는 350만 명으로 전월 대비 15만7천명이 감소하며 소폭 줄었습니다. 전체 고용에서 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난 사람들의 비율은 2.2%로 지난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자발적 퇴사 비율이 줄었다는 것은 미국인들이 직장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감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현재의 직장에서 나가 더 좋은 직장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노동시장의 냉각은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킨다는 점에서 연준 에게 물가 둔화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표입니다.
이날 발표된 구인·이직 보고서는 이번주에 발표되는 노동시장의 데이터 가운데 첫 번째 자료입니다.
현지시간으로 4일에는 ADP 고용보고서, 5일에는 미국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발표됩니다.
미국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보고서에서는 고용이 17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노동시장의 냉각 뿐만 아니라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에서는 제조업 경기의 위축세도 확인이 됐습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 ISM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47.4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월 46.7과 비교하면 0.7%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전망치는 47.2로 개선될 것으로 봤으나 이보다 더 상승한 47.2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의 전망치보다 더 개선된 미국 제조업 활동이 확인됐지만,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있습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ISM PMI는 14개월 연속해서 50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 8월부터 2002년 1월까지의 위축세가 이어졌던 기간 이후 가장 긴 제조업 위축 기간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 gap@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