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이앤씨, 안산 주공6단지에 제안한 해외설계사…"무늬만 월드클래스"

【 앵커멘트 】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 재건축 단지 수주를 두고 대형건설사가 편법을 써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건설사는 재건축 수주전에서 글로벌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한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실체에는 의문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김두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오는 23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경기도 안산 주공6단지.

수주전에 나선 포스코이앤씨는 홍보 문구에 '월드클래스 건축명작, 글로벌 해외설계사 IDA'라고 적었습니다.

해외 유명 설계업체와 협업하는 최근 정비사업 트렌드에 맞춘겁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습니다.

글로벌 해외설계사라고 했던 이 회사는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유명무실한 설계사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홍보 전단지에 올린 IDA 로고를 여러 통로로 검색해봤는데, 해당 업체의 로고는 실체가 없었습니다.

'월드클래스 글로벌 해외설계사'라는 홍보문구와는 전면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회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실적 중에는 도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도 발견됐습니다.

'Timose Tower'라 적혀 있는데, 건물의 실체도 없고, 문구는 도용된 사진의 건물 설명을 그대로 베껴왔습니다.

건물에 대한 설명은 똑같았지만, 주어와 교묘하게 숫자만 바꾼 채로 설명을 그대로 도용한 것입니다.

홈페이지를 자세히 보니 유명 설계사 이름에 걸맞지 않게 무료로 제작을 한 사이트입니다.

한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무료 지원시스템을 활용한 겁니다.

설계 업체의 핵심 인물로 소개된 3명의 관련 자격증과 경력도 불분명했습니다.

핵심 인물 3명 중 2명은 미국 친환경건축기술사(LEED AP), 한 명은 미국 건축사협회 임원이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LEED AP 명단에는 두 사람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미국건축사협회(AIA) 뉴욕지부 임원으로 소개된 인물도 임원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정통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해외 설계사인 IDA 이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SMDP, jerde, MVRDV 등 미국과 유럽에서 유명한 해외 설계사 등이 있는데 미국에 IDA는 이번에 처음 들어보는 매우 생소한 해외설계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여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포스코이앤씨 정비사업 신뢰도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정비업계 전반에도 충격을 주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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