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요건을 완화하면서 기업들의 코스닥 진입장벽이 낮아집니다.
다만, 부실기업 상장을 막기 위한 증권사의 책임은 기존보다 강화하는데요.
올해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증권사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습입니다.
조문경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최근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문턱을 낮춘 금융당국.
소부장기업에만 허용되던 단수 기술평가 대상을 딥테크 등 첨단기술 기업으로 확대했습니다.
기존에는 첨단기술 기업이 2개 기관에서 기술성 평가를 받아야 했다면, 앞으로는 1개의 전문기관평가로 기술특례상장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또한 상장 재도전 기업에 대해 '신속심사제도'를 적용하는 방안도 연내로 추진 중입니다.
기술성 외의 사유로 상장에 실패한 기업들이 상장에 재도전할 경우 단수평가를 진행하고, 심사기간도 45일에서 30일로 단축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렇게 특례요건을 완화하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관사 책임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기술특례상장기업이 상장 후 2년 내에 부실화될 경우 주관 증권사가 이후 기술특례상장을 주선할 때 풋백옵션(공모주 환매청구권) 6개월이 부과될 방침입니다.
풋백옵션이란 공모주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회할시 일반투자자가 일정기간(6개월) 동안 주관사에 주식을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즉, 주가가 공모가보다 많이 떨어질 경우 그 손실은 모두 증권사가 떠안게 됩니다.
이 밖에도 주관사의 인수 주식 보호예수기간도 6개월로 3개월 연장한다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한 기업들(18개)의 절반 이상(10개)이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에스바이오메딕스와
씨유박스는 공모가 대비 각각 51%, 37% 떨어졌고,
모니터랩과
버넥트 역시 공모가보다 32% 하락했습니다.
좋지 않은 기술특례상장기업 성적표에 증권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에서 규제 대상이 주관사로 한정되는 것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당국이 기술특례상장요건을 완화하면서 증권사한테 책임을 떠넘기는 건 문제입니다. (투자자 보호) 방향성은 좋은데, 잘못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거예요. 잘못된 물건을 파는 것은 더 쉽게 해주면서 중개하는 중개업자에 대해 책임을 더 묻는 거거든요."
중개업자인 증권사보다도 부실기업 상장을 주도하는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한다는 설명입니다.
기술특례상장 요건이 완화하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책임 주체가 올바르게 설정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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