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켈리'·'테라' 투트랙으로 오비맥주 '카스' 아성 허물까

【 앵커멘트 】
다가오는 여름을 맞아 맥주 왕좌를 차지하려는 주류업계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1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온 오비맥주의 '카스'와, 신제품 '켈리'의 기세에 힘입어 1위를 탈환하려는 하이트진로의 경쟁이 특히 주목됩니다.
구민정 기자입니다.


【 기자 】
맥주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주류업계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출시한 신제품 '켈리'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가 지난달 출시 이후 36일 만에 104만 상자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하며, 이는 테라보다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던 테라와 신제품 켈리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올여름 켈리 판매에 사활을 걸고 TV 광고와 팝업스토어 운영 등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려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에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음에도 영업익은 33.4% 하락하는 실적 악화를 감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변화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조사 결과 지난달 가정 시장은 여전히 '카스 프레시'의 점유율이 42.6%로 가장 높았으며, 제조사 순위에서도 오비맥주가 점유율 53.9%로 1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자 하이트진로는 일부 대형마트 판매 자료를 근거로 자사의 맥주 판매량이 오비맥주를 10여 년 만에 앞섰다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가정용 맥주 판매 채널 중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이를 근거로 하이트진로가 1등을 했다고 강조한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편 하이트진로의 가파른 추격에 오비맥주도 엘지 트윈스 켈리 선수를 한맥 모델로 발탁하는 등 켈리 견제에 나섰습니다.

또한 켈리 출시 시점에 맞춰 한맥의 제품 리뉴얼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3위인 롯데칠성음료 역시 올해 4분기 유흥시장을 겨냥한 클라우드 리뉴얼을 예고했습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맥주 출고량이 줄고 시장이 축소하는 시점에 과열되는 마케팅 경쟁이 자칫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제품은 초반 점유율 확대에 실패하면 시장에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리한 마케팅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역대급 더위가 예고된 올여름, 소비자들의 손길이 어느 맥주를 향할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