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사진 연합뉴스]
증권사의 전산 장애로 투자자가 손해를 봤더라도, 당일 '고점'을 기준으로 배상할 필요는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투자자 A씨가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천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난해 8월8일 한국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15시간 동안 접속이 중단됐습니다.

시스템 전원 문제로 회사 내부 시스템 접속이 중단된 탓에 시간 외 거래나 해외주식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습니다.

회사는 내부 보상 기준에 따라 전산장애 기간 중 실제 체결된 거래량을 반영해 평균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보상액을 결정했으며 A씨에게도 1천600만 원이 책정됐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씨는 전산장애 도중 최고지수였던 나스닥100과 코스피200 선물 기준으로 5천200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사실상 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배상 책임은 있지만, 그 액수는 애초 회사가 제시한 금액이 맞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회사는 고객이 원활하게 주식위탁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유지·운영해야 할 계약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문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그와 같은 불법행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A씨가 주장하는 시점에 매도 의사가 있었고, 지수가 체결 가능한 수치였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지만 주문을 시도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실시간으로 수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거래에서 체결 가능성을 고려하면 피고의 보상 기준은 합리성이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 김두현 기자 / kim.dooh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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