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12일 삼성 준법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법위 정기 회의에 앞서 위원들과 면담했습니다.
이 부회장과 준법위 면담은 작년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자, 올해 2월 2기 준법위가 출범한 이후로 처음입니다.
준법위는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고 사내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 경영, 환경·사회·지배구조(E
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준법위는 전했습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를 통해 자녀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며 '4세 경영 승계 포기' 의사를 밝혔으며, 이후 그룹 안팎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집단지배체제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 부회장은 또 "준법위가 독립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출범했습니다.
외형상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입니다.
2기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
SG) 경영 실현'을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면담에서는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과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201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현재 사업지원(
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
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
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입니다.
한편 이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 사면 이후 처음으로 이날 준법위와 면담을 하면서 회장 취임 전 사전인사를 겸한 자리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건 이 부회장이 유일합니다.
회장 취임 시기로는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 등이 거론됩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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