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에 보신 것처럼 글로벌 경기침체 염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물가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늘 역대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사상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물가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췄습니다.
조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오늘 사상 두 번째로 빅스텝을 밟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3%로, 0.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기준금리가 3%대에 들어선 것은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앞서 금통위는 4월과 5월에 이어 7월과 8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번 달에도 빅스텝을 밟으면서 역대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0.25%포인트씩 여섯 차례, 0.5%포인트 두 차례로 총 2.5%포인트나 인상됐습니다.
현재 5%대 중후반의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잔존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달(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5.6% 상승했는데, 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폭은 확대됐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앞으로 소비자 물가는 환율 상승 등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가능성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큰 것으로…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겁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데, 이렇게 될 경우 정점을 통과중인 국내 물가에 다시 상승 압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3.0%~3.25%인데, 오늘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그 격차가 0.25%포인트까지 좁혀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상황에 상당한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창용 총재가 오늘 가계와 기업을 합해 이자 부담이 약 12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가계 대출 부담이 커지면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 침체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은이 오늘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한 가운데, 물가 오름세를 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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