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주식 보유' 바이오회사, 400억대 정부 프로젝트 참여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취임 이후에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한 바이오 회사가 보건복지부와 과학정보통신기술부의 400억원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 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사업' 계획서 등에 따르면 백 청장이 주식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진 신테카바이오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6개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이 사업은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 국내 제약사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복지부와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총 446억원(국비 363억원, 민간 83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질병청이 신약 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질병과 제약의 관계를 고려하면 백 청장이 이 주식을 취임 이후까지 보유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앞서 지난 8월 재산공개를 통해 백 청장이 청장 취임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30주), SK바이오팜(25주), 바디텍메드(166주), 신테카바이오(3천332주) 등 다수의 바이오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져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백 청장은 취임 이후 인사혁신처에 보유 주식의 직무관련성 심사를 요청했으나 논란이 지속되자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거래는 아니었다"면서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습니다.

백 청장이 보유했던 신테카바이오 주식의 평가액은 재산공개 당시 3천만원을 넘었고, 직무관련성이 확인됐다면 백지신탁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전날부터 실시된 국정감사에서는 백 청장이 감염병 관련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주식 거래 내역을 제출해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청이 이어졌으나 백 청장은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은 없다"며 자료 제출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신 의원이 "지난 8월 30일 복지위에서 '지난 5년간 주식 매매내역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에 '네'라고 답해 제출 동의를 했다"며 자료 제출을 촉구했으나 백 청장은 "속기록에는 그렇게 돼있는데 이런(제출한다는) 의미로 말씀드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제출 대신) 의원님들과 위원장님 찾아뵙고 자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신 의원은 "공개를 하지 않을수록 의혹이 불어난다. 떳떳하면 공개해야 한다"며 "은폐한다고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 의원이 '백 청장의 이같은 주식 보유가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가'라고 묻자 "주식을 취득하게 된 경위, 매각한 경위 같은 것을 같이 봐야 한다"며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인사처와 이야기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