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차도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개의 초등학교에 대한 통폐합 논란이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에 있는 두 학교의 학생수는 무려 10배나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은 두 학교를 통폐합하고, 문화시설을 건립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임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전 서구 월평동. 왕복 4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두 개의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두 학교의 거리는 도보 2분거리로 50m가 채 되지 않습니다.

20여년 전 성룡초등학교가 개교한 1년 뒤 성천초등학교가 개교했고, 당시에는 양 학교의 재학생 수가 많았지만 현재 성천초등학교의 재학생은 87명에 불과합니다.

천 명이 넘는 성룡초등학교와 비교할 때 두 학교의 학생 수 편차는 10배가 넘습니다.

두 학교의 학군이 다른 것이 이유인데 임대아파트 단지가 포함되고 학생 수가 적은 성천초 배정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추진위를 구성해 두 학교의 통폐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석봉 / 월평동 주민자치위원
- "비효율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데, 두 개 학교를 통합해 보다 효율적인 교육복지와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성천초 부지에는 학생과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시설이 건립돼, 주민과 학생들을 위해 보다 좋은 환경이 조성됐으면 합니다."

대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학생수가 천 명이 넘는 성룡초의 본예산은 약 22억원, 80여 명의 성천초는 17억원입니다.

추진위는 학생수와 예산 등 양 학교의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통폐합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육청과 학교 측은 예산 배정이 교육복지사업에 근거해 이뤄졌다고 설명합니다.

성천초등학교에는 병설유치원 학급도 편제됐기 때문에 예산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통폐합을 위해서는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부모 동의가 필요하지만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기피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납니다.

서로간의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는 상황.

오랫동안 이어진 갈등 속에 주민 편의를 반영하면서도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 해결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임성준입니다.[mklsj@mk.co.kr]

영상 : 임재백 기자[mkmookh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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