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사고 책임 통감" 정몽규 HDC그룹 회장,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HDC그룹의 정몽규 회장이 오늘(17일)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정 회장은 먼저 광주에서 발생한 두 건의 붕괴 사고에 대해 사고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이어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 기관들과 힘을 합쳐 사고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 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와 이해관계자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어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이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관련해선 해당 아파트의 완전철거나 재시공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끝으로 정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해, 지주사인 HDC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는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2선 후퇴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 회장이 결국 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참사에 이어 7개월 만인 이달 11일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의 외벽이 무너지는 잇단 대형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이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의 수주 사업 현장에서는 계약 해지 통보가 이어지고 있고, 아이파크 브랜드 퇴출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총수의 결단 없이는 사태 진화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학동 재개발 철거 현장 사고 당시에는 곧바로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것과 달리 이번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에는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하면서도 그간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해 왔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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