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플랫폼 공룡 된 야놀자...月 광고료 300만원 내도 고작 33번째 노출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여행 수요에 선제 대응함은 물론,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보유하게 됐다.

” (야놀자)
“야놀자는 국정감사 기간에도 버젓이 인터파크 인수를 발표하며 독과점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선전포고에 나섰다.

”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온라인플랫폼공정화 위원장)
숙박·여행 업계 1위 야놀자가 플랫폼 독점 논란에 휩싸였다.

점유율 70%에 달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수수료·광고료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논란이 되는 와중에도 인터파크 인수를 추진, 사업 확장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독점 논란 직후 일부 사업 철수를 선언한 카카오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야놀자는 외부 투자를 받은 데다 상장 전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숙박·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독점 논란에 휩싸였다.

점유율 70%에 달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수수료·광고료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다.

<매경DB>


▶독점 공식 그대로 따른 야놀자
▷공격적 M&A에 경쟁사 씨 말라
“스타트업은 경쟁하지 말고 독점해야 한다.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가 스타트업 바이블로 불리는 저서 ‘제로 투 원(0 to 1)’에서 한 말이다.

구글, 카카오, 페이스북 등 내로라하는 플랫폼 독점 기업들은 이 같은 피터 틸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

구글은 유튜브를,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업체를,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하며 잠재적 경쟁자를 잡아먹었다.

야놀자의 성장 행보도 비슷하다.

2016년 호텔 예약 앱 ‘호텔나우’, 2018년 호텔 체인 ‘더블유디자인호텔’, 2019년 숙박 앱 ‘데일리호텔’, 지난해 식당 대기 서비스 ‘나우버스킹’까지 레저·숙박 관련 기업이라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연이어 인수했다.

그리고 최근 여행 티켓 예약 전문 기업 ‘인터파크’도 인수했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 특성상 플랫폼이 대형화될수록 소비자의 네트워크 효과(호환성)는 높아진다.

굳이 여러 앱을 뒤적이지 않아도 하나의 슈퍼 앱에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독점화된 플랫폼이 가격 결정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때다.

이번 국감에서 야놀자가 논란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야놀자는 숙박 앱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10%로 낮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 눈에 띄기 위한 광고료를 최대 30% 안팎까지 높여 숙박 업체들로부터 ‘독점 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실제 서울에서 야놀자 가맹점 호텔야자를 운영 중인 A점주는 야놀자 광고비와 수수료 부담에 만년 적자를 기록 중이었다.

A점주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과 저녁 회식이 뚝 끊기며 외국인 관광객, 유흥객 손님이 급감, 매출이 한때 3분의 1토막까지 났다.

직원 6명을 전부 내보내고 집사람과 2~3교대로 일해도 월 500만원 넘게 적자가 난다.

그래도 야놀자 광고비는 월 4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밖에 못 줄였다.

더 이상 줄이면 야놀자 앱에서 거의 노출이 안 되기 때문이다.

300만원을 내는 지금도 우리 숙소는 위에서부터 33번째에 겨우 나타난다”고 하소연했다.


비싼 수수료·광고비에도 숙박업소들이 야놀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A점주의 경우 전체 숙박객 10명 중 6~7명이 야놀자를 통해 예약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씨트립 등 글로벌 OTA 업체나 국내 다른 숙박 앱을 통한 예약도 많아 야놀자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했다고.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기고 경쟁 앱도 하나둘 인수되며 야놀자가 절반이 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했다.


이는 숙박 앱 2위 업체인 여기어때와의 ‘몸값’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야놀자는 올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10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면 여기어때는 2019년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매각될 당시 기업가치를 3000억원대로 평가받은 뒤 현재도 5000억원을 넘지 못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업가치가 20배 이상 벌어지니 사실상 경쟁자라고 보기도 어렵다.


상황이 이렇자 야놀자는 이번 국감에서 뭇매를 맞았다.

플랫폼 독점 논란은 물론, 이용자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이 숙박 체인도 직접 운영하는 사업 형태를 두고 ‘심판이 선수도 한다’며 불공정 경쟁 문제도 불거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개 플랫폼은 이용자 데이터를 다 갖고 있는데, 그런 곳이 직접 플레이어로 (숙박시설을) 운영까지 한다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냐”며 “중개 플랫폼이 가입자 정보를 갖고 회사 임직원 배를 불리는 데만 쓰고 있으면 안 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감에 출석한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가맹 사업은 2019년까지만 했고 (현재는) 신규 가맹점은 받지 않고 있다.

그동안은 (수수료나 광고비가)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운영을 해왔는데 조금 더 검토를 해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생 촉구 나선 소상공인
▷“플랫폼 골목상권 침탈…청문회 하라”
눈에 띄는 점은 야놀자 가맹점주 반발이 예상보다 적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현재 신규 가맹점은 모집하지 않고 있지만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호텔야자(모텔) 66개, 호텔얌(여관) 33개 등 100여개 가맹 숙소를 운영 중이다(지난해 정보공개서 기준). 그러나 국감에서 논란이 된 것과 달리 야놀자 가맹점들은 점주협의회도 운영되지 않을 만큼 잠잠한 모습이 대조적이다.

이는 야놀자 가맹점주 상당수가 직접 보유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운영하는 ‘건물주’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 점주는 건물주와 건물을 임차해 운영하는 세입자 점주로 나뉜다.

건물주 점주는 최근 꼬마빌딩 시세가 수억~수십억원씩 뛰어 광고비가 수백만원에 달해도 아랑곳 않는다.

같은 점주끼리도 이해가 달라 의견이 잘 모이지 않으니 야놀자로서는 상생 노력을 게을리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세입자 점주는 “건물주 점주는 모르겠지만 세입자 점주는 광고비·수수료에 허리가 휜다.

야놀자는 2년 전 사업부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고 김진정 오프라인 부문 대표가 경영주 간담회를 여는 등 적극 소통하려 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김 전 대표가 물러나고 오프라인 사업부가 없어졌다.

이후에는 본사와 점주 간 소통도 뜸해졌다”고 토로했다.


공은 야놀자에 넘어갔다.

독점 논란 직후 신속하게 일부 사업 철수를 선언한 카카오와 달리, 야놀자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인터파크 인수를 선언하며 사업 확장에 계속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야놀자가 광고비·수수료 부담을 대폭 낮추는 대신 무료 쿠폰이나 캐시백 형태로 숙박업소에 대한 간접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 중인 야놀자에 중요한 것은 ‘성장성’ 지표다.

광고비를 낮추면 매출이 줄어드니 외형 확장·유지를 위해 비용은 그대로 두고 서비스를 늘리려 할 것이다.

그러나 무료 쿠폰이 범람하면 소비자는 쿠폰만 찾게 돼 장기적으로 시장 가격이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숙박 업계는 야놀자에 광고비·수수료 부담 완화를 지속 촉구하고 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은 지난 10월 20일 소상공인연합회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숙박 앱을 활용하는 숙박업소 점주의 94.8%가 숙박 앱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과도하다고 답하고 있다.

숙박 업체가 야놀자·여기어때 등 상위 플랫폼 앱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광고비는 월평균 293만6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 수수료 부과 기준·절차, 판매대금 정산 방식이 반드시 반영돼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1호 (2021.10.27~2021.11.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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