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양가상한제 손질, 민간 주택개발 의욕 자극할 수 있어야

정부가 민간아파트 공급의 걸림돌로 꼽혀 온 분양가상한제 개선안을 이달 말 발표한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들쑥날쑥한 분양가상한제 심사 기준을 개정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을 옥죄던 규제를 완화해 분양 가격이 다소 오르더라도 민간분양 물량을 늘리게 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의 골간을 그대로 놔둔 채 지자체 심사 기준만 손질하는 것은 변죽만 울리는 일이다.

이 정도 시늉만 해서는 분양가 책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기준으로 새 아파트 가격에 상한선을 둬 주변 시세의 70~80%로 분양하는 제도다.

'새 아파트가 오래된 아파트보다 비싸야 정상'이라는 시장 원리와 충돌하는 제도인데도 집값 상승 억제를 명분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민간택지에까지 확대돼 서울 18개구 309개동, 경기 과천·광명·하남 등 3개시 13개동이 적용 대상이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성이 떨어진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잇달아 사업을 중단하면서 분양 가뭄과 로또 청약 과열, 주택가격 상승 등 부작용만 낳았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5800가구로 지난해 3만1000여 가구의 5분의 1 수준이다.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이윤이 줄어들면 민간의 부동산 개발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분양 가격도 수익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면 주택공급 차질은 물론 건물 부실 시공과 주거공간의 품질 저하를 야기하게 된다.

논란에 휩싸인 대장동 개발사업도 그런 측면에서 쟁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대장동 사업자 선정 당시 특혜 제공 여부와 수천억 원대 개발이익의 불공정한 배분을 파헤쳐야지 민간부문에서 발생한 개발이익 자체를 트집 잡는 것은 본말 전도에 해당한다.

민간사업자가 합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개발이익을 가져가는 것조차 범죄시한다면 앞으로 누가 투자 위험을 감수하면서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서겠는가. 주택 공급과 집값 안정은 시시콜콜한 간섭을 거둬들이고 파격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민간의 주택 개발 의욕을 자극할 때 이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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