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소주와 맥주, 막걸리에 국한되던 국내 주류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회식 등 모임이 줄어들고, 재택시간이 길어지면서부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지급이 이뤄질 때마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와인 매출이 늘었는데 최근에는 위스키 등 양주와 관련 굿즈에도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0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가장 선호하는 트렌드로 '홈술(Home+술)'과 '혼술(혼자+술)'을 꼽았다.

'홈술'은 집에서 술을 마시는 소비문화를, '혼술'은 혼자 술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


두 기관은 성인 남녀 주류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복수 응답)을 진행했는데 소비자들이 꼽은 '본인이 선호하는 트렌드'는 ▲홈술 67.9% ▲혼술 51.0% ▲즐기는 술 50.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걸 선호한다는 의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술'과 '혼술' 문화의 중심부에는 와인이 있다.

와인은 급하게 취하지 않고 천천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 프리미엄 주류라는 인식이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국민지원금으로 집 앞 편의점에서 와인을 쉽게 살 수 있게 된 점도 작용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와인 143만병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판매량(173만병)의 80% 남짓을 판매한 것. 한 시간마다 평균적으로 329병을 판매한 셈이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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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직장인 A씨는 "주변에 와인을 선물하려고 인터넷을 찾아보곤 했는데 이제는 쉬는 날마다 와인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어렵지 않게 술 공부를 할 길도 열렸다"며 "집에서 혼자 와인을 마시면 나를 위한 온전한 휴식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또 중년층의 전유물이었던 위스키 수요가 MZ세대 사이에서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9254만8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급증했다.


30대 소비자 B씨는 이와 관련, "국민지원금을 받고 집 근처 주류 판매점에 가서 마셔보고 싶었던 싱글몰트 위스키를 몇 병 구입했다"며 "같이 마시고 싶은 사람과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좋은 술을 즐기는 게 회식 자리 소맥보다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다른 20대 소비자 C씨는 "위스키와 수제 맥주 중 내 입맛에 꼭 맞는 상품을 찾은 뒤로 그 회사들이 만들어낸 다른 주류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로고가 적힌 한정판 에코백과 병따개, 맥주잔도 어렵게 구했다"고 부연했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맥주·와인 등의 음용 비중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두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음용 비중이 늘어날 주종으로 맥주(39.3%), 수입 와인 (11.8%) 등을 꼽았다.


유통업계 역시 이 같은 흐름을 읽고 저마다 전략을 구상해 대응에 나섰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달 14일 '와인 데이'를 맞아 미국·프랑스·호주·칠레 등 다양한 산지에서 제작된 와인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고, 이마트 역시 오는 20일까지 하반기 와인장터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이 행사에서 1500종에 달하는 와인을 선보인다.


또 롯데마트는 이달 7일부터 연중 와인을 가장 싼 값에 판매하는 '가을 와인 장터'를 운영하며, 최대 50% 할인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청담점에 국산 크래프트 맥주 팝업 스토어를 열고 오는 31일까지 한정판 맥주와 다양한 굿즈를 판매한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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