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교산지구의 600여 중소기업들이 낮은 토지 보상가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근에 공장을 이전할 대체 용지는 가격이 5배 이상 비싸 영세 업체들은 아예 사업을 접을 고민까지 하고 있다.

[매경DB]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며 땅을 가져가는 건 좋은데, 사업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기업들은 정말 막막한 심정입니다.

대체 용지에 들어가려면 당장 수십억 원씩 조달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 가당키나 한가요."(경기도 하남시 교산동 중소기업 A사 대표)
3기 신도시로 조성하는 경기도 하남시 교산동의 토지 보상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의 한 맺힌 호소가 나오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에 하남 교산에서 영업활동을 하던 기업의 보유 용지를 보상 매입하고, 인근에 이전 기업을 위한 용지를 분양하는데 보상가와 이전 용지의 공급가가 5~6배가량 차이 나기 때문이다.


이곳의 600여 개 기업은 영세 중소기업으로 당장 용지를 분양받아 기업을 이전하려면 수십억 원대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제대로 된 금융 지원책조차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15일 교산지구 일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LH는 '하남 교산 공공주택지구 조성 사업 기업 이전 부지 우선공급 대상자 선정 안내'를 공고했다.

공고된 공급 용지는 하남 풍산동과 감일동 일대 7개 필지(자족용지)다.


해당 용지는 하남 교산 3기 신도시 조성 사업(공공주택지구 조성 사업)에 편입돼 영업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기업에 제공된다.

용지를 공급받은 기업은 2년 이내에 공장시설 등을 착공해야 한다.


문제는 해당 용지 가격이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비싸다는 데 있다.

7개 용지 면적은 4332~1만7605㎡에 분포돼 있는데 3.3㎡당 공급 가격이 1508만~1891만원이다.

하남 교산에서 영업활동을 했던 기업들이 3.3㎡당 300만~400만원 수준에서 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을 정상 이전하려면 보상가의 5~6배 이상 되는 금액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급 가격이 가장 싼 용지만 해도 공급을 받으려면 229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박재우 하남교산지구 기업대책위원장은 "이전 용지에 대한 감정평가는 최근에 이뤄져 땅값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해두고, 기존 기업들의 땅은 2019년 말 사업인정고시일을 기준으로 보상가를 책정하고 수용해갔다"며 "평당 300만~400만원에 보상받은 기업들은 5~6배 되는 공급 가격을 감당해야 하고, 대로변 등에 인접해 시세를 제대로 인정받아 보상받은 기업들도 보상 가격보다 2배 높은 공급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하남교산지구 기업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소규모 제조·물류업을 영위하는 600여 개 기업이 있다.

평균적으로 약 500㎡(150평)의 용지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LH 공고처럼 기업 이전 용지를 공급받기 위해 평당(3.3㎡당) 10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면, 평균적으로 10억~2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LH가 이전 용지 조성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LH가 2011년과 2016년 미사지구(풍산동)와 감일지구(감일동) 자족 용지를 조성할 당시 조성 원가가 3.3㎡당 900만원대 였다.

조성 원가 대비 2배나 되는 가격에 공급가를 책정했다는 것이다.


LH는 보상받은 토지와 새로 공급받을 토지는 공법상 제한, 용도지역 등이 완전히 다른 상품이므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자족 용지는 감정평가 금액으로 공급하게 돼 있다"며 "향후 하남시 상산곡동, 광암동에 공급하는 산업 용지는 조성 원가 수준으로 공급할 예정인 만큼 기업들의 애로 사항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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