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를 계기로 대규모 공세를 펼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 외 대도시를 사실상 모두 장악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아프간 북부 최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발흐주 주도)에 이어 이날 카불과 인접한 동쪽 낭가르하르주 주도 잘랄라바드가 탈레반 손에 넘어갔습니다.

발흐주의 한 의원은 정부군이 먼저 항복해 친정부 민병대 등의 사기가 떨어져 탈레반의 공격에 굴복했다고 전했습니다.

민병대를 이끌고 저항하던 군벌 출신 아타 모함마드 누르 전 발흐주 주지사와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도 달아났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인구 50만명의 마자르-이-샤리프와 인구 35만의 잘랄라바드는 아프간에서 4번째와 6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마자르-이-샤리프의 함락으로 북부 지역 전체가 반정부군 손에 넘어가게 됐습니다.

전략적으로 워낙 중요한 지역이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지난 11일 이곳을 직접 찾아 방어 태세를 살펴보기도 했지만, 정부군 사기를 끌어 올리지는 못한 셈입니다.

또 잘랄라바드가 무너지면서 카불 동쪽 방어벽이 붕괴됐습니다.

탈레반으로서는 두 도시를 장악함으로써 카불을 제외한 주요 대도시를 사실상 모두 차지하게 됐습니다.

아프간에서 2번째와 3번째로 큰 대도시인 남부 칸다하르와 서부 헤라트는 지난 12일 탈레반에 장악됐습니다.

외신 등을 종합하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34개 주도 중 25개를 점령한 상태입니다.

정부군 통제 지역은 중부와 카불 정도에 불과해 탈레반이 카불을 공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 철수 본격화를 계기로 공세를 강화했으며, 미국은 이달 말까지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유재준 기자]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