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1978년 노벨 평화상을 받고 3년 뒤 암살된 안와르 사다트(1918∼1981) 전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 지한 사다트가 87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현지시간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측은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의 부인인 지한 사다트가 9일 사망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습니다.

고인은 미국에서 신병 치료를 받고 돌아와 최근 몇 달간 입원해 있었다고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전쟁과 평화의 영웅 안와르 사다트의 부인인 지한 사다트는 이집트 여성의 모델"이라고 애도했습니다.

또 국가 훈장을 추서하고 카이로 고속도로에 안와르의 이름을 붙이는 한편, 시신을 군 묘지인 카이로 '무명용사 기념관'에 안장했다고 대통령실은 덧붙였습니다.

이집트에서 여성 시신을 군 묘지에 묻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1952년 이집트 왕정을 무너뜨린 봉기에 참여했던 남편이 1970년 집권하면서 영부인이 된 지한 사다트는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인 이집트에서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다수의 비정부기구(NGO)를 설립했습니다.

또 여성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차례 입법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편인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은 1977년 이스라엘을 방문해 중동평화의 길을 열면서 이듬해 이스라엘 베긴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또 1979년에는 아랍권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2년 뒤 그는 군사 퍼레이드 관람 도중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했습니다.

[ 이성민 기자 / smlee@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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