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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성공하려면...성과 계량화하고 공시에 힘 쏟아야
기사입력 2021-06-2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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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를 경영에 접목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ESG 전략을 세워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많은 국내 기업 CEO가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다.

매경이코노미는 이런 문제 의식을 토대로 국내 최고 회계·컨설팅 전문가 집단인 삼일PwC, 사회적 성과 연구에 가장 앞선 사회적가치연구원과 손잡고 ESG 시리즈를 진행했다.

연재를 마치며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ESG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10가지 전략을 정리했다.


1. 수치화하고 측정할 수 있는 지표 만들라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SG 경영에도 이 말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기업이 ESG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대로 된 ‘측정’은 필수 요소다.

기업 매출이나 영업이익, 부채비율과 같은 경제적 가치는 회계를 통해 측정이 된다.

하지만 E, S, G 같은 사회적 가치는 언제 어느 정도의 가치가 발생한다는 것을 명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ESG 활동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고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은 “ESG 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화폐화’해 각 기업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정례 보고서를 통해 공유, 분석해야 한다.

ESG 측정 노력이 기업이 최우선적으로 택해야 할 최소한의 작은 변화(Small Change)”라고 강조했다.


2. ‘ONE BEST WAY’는 없다…맞춤형 접근
ESG를 도입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원활한 투자 유치와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서다.

하지만 해외기관만 6000여곳에 달하는 모든 평가사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을 필요는 없다.

각 기관마다 평가 방식이나 가중치를 두는 평가 요소도 달라서다.

포인트는 선택과 집중이다.

기업 여건에 따라 평가지표에 맞춰 대응하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탄소배출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은 영국 비영리기구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를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매년 발표되는 CDP 평가 결과는 전 세계 금융기관의 ESG 투자 의사 결정을 위한 정보원으로 활용된다.


지배구조 이슈가 있다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중요하다.

ISS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글로벌 기관투자자 60% 이상이 의결권 행사 시 ISS 자문을 참고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주주총회 의안 찬반 여부에서 ISS 권고와 90%에 달하는 일치율을 보이는 등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다만 ‘메이저 평가지표’는 꼭 챙겨두자. MSCI ESG Leaders 지수와 DJSI S&P500 ESG 지수, FTSE Russell의 FTSE4Good 지수는 3대 ESG 지수로 꼽힌다.

권미엽 삼일PwC ESG 플랫폼 파트너는 “지속 가능 보고서를 공시하는 듯 ESG 활동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무턱대고 달려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온다.

철저하게 기업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매경DB>

3. 적극적인 공시로 기업가치를 높여라
지난 3월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는 자발적 공시 대상 영역으로 여겨져왔던 ESG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사를 보였다.

SEC의 ESG 정보 공시 규정 개정 움직임은 친환경 정책 지지를 선언한 바이든 정부 정책 방향과 모든 투자 전략에 ESG 요소를 반영하기로 한 블랙록자산운용의 CEO 연례 서한이 촉매제가 됐다.


기업 입장에서 귀찮고 번거로운 일 하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ESG 공시 강화가 단순히 정책 편의성이나 글로벌 기업들과의 키 맞추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ESG 정보 공시를 확대해야 하는 주된 이유는 기업가치 상승이다.

ESG 정보에 대한 공시는 적시에 충분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투자자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가치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창현 삼일PwC ESG 플랫폼 파트너는 “ESG 경영을 한발 앞서 시작한 글로벌 기업들은 ESG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려 노력한다”며 “투자자는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 수준을 고려한 사회 책임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ESG 공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도 ESG 정보 공시 의무화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만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했던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는 2022년부터 1조원 이상, 2024년부터 5000억원 이상, 2026년부터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공개 범위가 확대된다.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무턱대고 달려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온다.

철저하게 기업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매경DB>

4. 체계적인 ESG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라
급하게 ESG 경영을 도입하다 보면 돌발 상황에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게 되는 경우가 적잖다.

예를 들어 외부 평가를 위해 부랴부랴 사내 봉사 활동을 추진한다던가, 은행 대출 심사 기준에 맞추려고 일회성 친환경 활동을 진행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땜질식 ESG 경영은 오래지 않아 한계에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차경민 PwC컨설팅 파트너는 “ESG 경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장 실무자로부터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운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사(全社) 차원의 ESG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영역별로 ESG 체크 리스트를 만든다거나 실효성 있는 피드백 체계를 갖추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ESG 관리 체계가 완성되면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 또는 변화 사항을 조기에 인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거나 사후적으로 빠르게 처리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으로 금세 복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장에서는 실무진이 일하는 방식이나 과정, 시스템 변화를 통해 ESG 경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ESG 활동에 대한 측정과 평가를 통해 구성원이 성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조직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ESG 경영이 생산 과정에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구성원들이 기업의 ESG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컴플라이언스나 윤리강령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비즈니스 모델에 ESG 경영을 접목하라
ESG 경영에는 모범 답안이 없다.

다른 기업 우수 사례를 그대로 가져와 적용한다고 해서 똑같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다.

100개 기업에 100가지 다른 사업 모델이 있듯, ESG 활동도 각 기업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이뤄질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해외에서 ESG 경영을 활발하게 벌이는 한세실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세실업은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등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 8개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경제 발전이 더디다 보니 이들 국가 대부분은 환경 등 사회 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이에 한세실업은 각 지역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해외 공장에 빗물 재활용을 위해 설치한 빗물 저장 시스템과 에어컨 대신 작업장 내 온도를 조절하는 워터쿨링 시스템이다.

열대기후 지역에 집중된 공장 시설 내부 온도 조절을 빗물을 통해 컨트롤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직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업무 효율성 극대화는 자연스럽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과잉 투자로 ‘승자의 저주’에 처할 위험이 크다.

<LS전선 제공>

6. 무늬만 ESG ‘그린 워싱’은 곤란
ESG가 글로벌 경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부 기업이 무늬만 ESG 활동으로 대외적인 시선에만 신경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그린 워싱’ 문제다.

착한 경영을 외치고 보여주기식 사회 봉사 활동만 한다고 ESG 경영이 아니다.

ESG 경영은 생색내기가 아닌 생존을 위한 변화다.

‘나 하나쯤이야 대충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만연하면 산업 생태계 자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잖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도 그린 워싱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국내 ESG 경영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지만, 앞으로 빠른 속도로 평가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ESG 활동은 대외적이고 분야별로 검증 가능하다.

여러 가지 항목이 기록으로 남겨져 만약 그린 워싱을 했다면 그동안의 모든 ESG 활동이 큰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


ESG 경영을 실질적인 효과나 눈에 보이는 수치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량 등을 수치적으로 제시하고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부각하는 것도 좋다.

기업의 친환경 전략이나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정리하고 장기적인 경영 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테슬라가 친환경을 강조하며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혈안인 이유는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실질적인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ESG 활동 역시 본질은 기업 생존을 위한 도구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7. 또 하나의 ESG 핵심 전략, 세금에 신경 써라
ESG 경영을 시작했다면 ‘세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금은 아직 ESG의 주류로 떠오른 분야는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국내에서는 이제 ‘논의’를 시작한 수준이다.

그러나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사정이 다르다.

미국과 EU 등 각국 규제에 맞춰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에 맞는 조세 전략을 착실히 마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정부 재정이 부족해지면서 세금을 더 거두는 적극 조세 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늘었다.

2021년 2월 EU이사회는 다국적 기업 조세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공공 국가별 보고서’를 승인했다.

미국에서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금 회피 기업을 단죄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ESG를 활용한 조세 전략을 미리 준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중현 삼일PwC 조세부문 부대표는 “ESG 경영을 중시하는 흐름이 거세지면서 세금을 정당하게 내서 사회적 가치(S)를 창출하고, 환경 보호에 앞장서 환경(E) 관련 세제를 감면받는 기업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8. 단기가 아닌 장기 투자, ESG는 곧 생존
ESG 경영을 도입한 기업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착각은 ‘눈에 띄는 결과’가 안 나온다는 것이다.

성과가 없다 보니 진지하게 ‘경영’을 하기보다는 단순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ESG는 단기에 성과가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다.

장기에 걸쳐 지속 발전 가능에 투자하고 그 수혜를 기업이 받는 개념이다.

허승준 사회적가치연구원 측정팀장은 “기업이 지속 가능 성장 경영 체제를 구축하면 주주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이익으로 돌아온다.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SG는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제아무리 탄탄한 재무구조와 수익 모델을 갖춰도 ESG를 소홀히 하면 위기에 처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최근 사모펀드에 매각된 남양유업이 대표적인 예다.

본래 남양유업은 유제품 업계 점유율 상위권을 꾸준히 지키는 회사였다.

재무구조가 좋아 IMF 외환위기도 별 탈 없이 넘긴 우량 기업이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이 터져 나오면서 모든 게 무너졌다.

사회적 가치를 등한시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소비자들은 남양유업 제품을 외면했다.

이후 창업주 가문의 마약 논란,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논란 등 사태가 연달아 터지며 코너에 몰렸다.

매출이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결국 회사가 3100억원에 매각되는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


9. ESG 투자 때도 ‘승자의 저주’ 기억하라
ESG 기업을 사들일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라”고 강조한다.

무작정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면밀히 분석해 경쟁력을 확인한 후 인수하라는 것이다.

ESG 열풍에 휩쓸려 고가에 기업을 사들이면 합병 이후 ‘승자의 저주’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재생에너지가 대표적인 예다.

탄소배출량 감축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가 몰렸다.

과잉 투자 상태가 돼 현재는 적정 수익률을 얻기 힘든 상황이 됐다.

곽윤구 삼일PwC ESG 플랫폼 딜 파트너는 “투자 전 인수 대상 기업과 기존 사업 간의 시너지·성장 가능성 등을 면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0. ESG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ESG는 기업 하나가 외친다고 해서 실현되는 개념이 아니다.

가치 사슬,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과 다 함께 참여해야만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난다.

특히 유통·소비재 산업의 경우 본사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유통망에 참여하는 협력 업체 몫이다.

따라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면 협력 업체의 참여가 필수다.

유니레버를 비롯한 글로벌 ESG 선도 업체들은 협력 업체와 ‘ESG 네트워크’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강찬영 삼일PwC ESG 플랫폼 리더는 “유니레버는 공급 업체들이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또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교육·지식·모범 사례를 공유해 유통망 전체에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명순영·류지민·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3호 (2021.06.16~2021.06.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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