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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있나요" "VIP 아니면 나가세요"…미국 매장서 '마상' 입은 까닭
기사입력 2021-06-1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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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명품시장 리포트 ③ ◆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루이비통 매장에서 쇼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쇼핑객이 몰리자 휴대폰 번호를 받아 순서대로 입장시키고 있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애비뉴 57가(街)와 58가 사이에 있는 명품 시계 판매점인 터너(Tourneau). 지난 9일(현지시간) 이곳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롤렉스 시계에 대해 물어보려 하자 매장 직원은 대뜸 "우리 매장에서 시계를 구입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기자가 "처음 왔다"고 하자 그 직원은 "그럼 됐다.

돌아가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자 "지금은 우리 VIP 고객들 응대하기에도 바쁘다"고 퉁명스러운 답이 돌아왔다.

해당 직원은 기자를 본체만체하고 돌아섰다.


이곳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샤넬 매장. 매장 입장객 수 제한 때문에 외부에 줄을 섰다.

바로 옆 디올 매장을 비롯해 명품 숍들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맨해튼의 명품 기근 현상은 절대적인 물량이 적다기보다 최근 들어 중국과 중남미 등에서 명품 쇼핑객이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터너 매장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물건이 부족하진 않았는데, 최근 들어 명품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명품 재고가 씨가 마를 정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후 거의 관광객을 볼 수 없었던 뉴욕에 다시 관광객들이 밀어닥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주자 전 세계에서 '백신 관광'을 오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한국과 달리 미국을 방문한 후 자국에 돌아가도 격리 규정이 없는 경우가 많아 특히 중남미 부유층의 백신 관광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팬데믹 발생 이후 강제적으로 억제됐던 쇼핑욕을 분출하는 '보복 소비' 행렬로 명품 숍들이 붐비고 있다.

샤넬 매장 외부 뙤약볕에서 25분을 기다려 겨우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명품 매장과 마찬가지로 샤넬은 향수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인터넷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찾아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영어가 아니라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었다.


매장에 어렵게 들어갔지만 직원은 "일단 기다리라"고 했다.

매장 내에서 기다렸지만 거들떠보지도 않는 분위기였다.

10분이 다시 지나자 직원은 "어떤 제품을 찾느냐"고 물었다.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 핸드백이 있느냐고 물었다.

매장 직원은 "운이 좋다.

실버 체인 제품이 딱 1개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창고에 들어가 물건을 가지고 나왔다.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직원은 정말 귀하게 남아 있는 재고이니 구매 여부만 결정하라는 눈빛이었다.

재고가 이렇게 없는 이유를 물어보자 "프랑스에서 수입이 어렵기도 하고, 물건이 들어오자마자 며칠 내에 사라진다"고 말했다.


인근의 루이비통 매장에도 대기 인원이 많은 것은 비슷한 상황이었다.

다만 루이비통은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고 순번이 되면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겠다는 '친절'을 보였다.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혹시 '알마BB' 백 재고를 확인해 줄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하나는 오전에 팔렸고, 다른 하나는 지금 다른 고객이 보고 있어 판매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맨해튼 부유층이 많이 사는 어퍼이스트 지역 '691 매디슨 애비뉴'에 있는 에르메스 매장. 매장 외부에 대기 인원은 없었지만 내부에는 쇼핑객들이 적지 않았다.

매장 안에는 히잡을 쓴 중동계 여성들이 쇼핑에 한창이었다.

백을 찾는다고 하자 아래층으로 내려가라고 했다.

'버킨30' 백이 있느냐고 물어보자 세상 물정 모르고 매장을 찾은 사람 취급을 받았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 11월부터 버킨백은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그럼 언제 제품이 들어오느냐'고 물어보자 이 직원은 두 손과 어깨를 함께 들어올렸다.

'알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미국인 특유의 제스처다.

매장 직원은 대화 중에 기자에게 '여기 사는 분이냐'고 물어봤다.

'뜨내기 관광객'이라면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뉘앙스였다.

버킨30 백은 미국 판매가격이 1만900달러다.

이렇게 공급이 제한되자 이베이에서는 중고품을 1만4000달러에서 2만3900달러에 내놓은 사람도 있다.

거의 새것과 같은 제품은 2만달러로 새 제품의 2배 수준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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