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MSD·GSK, 로타릭스·로타텍 등 백신 가격 올려…비급여 품목으로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

【 앵커멘트 】
국내에 백신을 공급하는 MSD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생아 장염과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소비자들은 갑작스레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건데요.
공장 증설에 들어간 투자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진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다국적 제약사 GSK와 MSD가 '로타릭스'와 '로타텍'의 공급가를 각각 12%와 17% 인상했습니다.

두 제품은 신생아의 장염이나 설사를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입니다.

앞서 MSD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가다실9'의 공급가도 15% 올렸습니다.

이들 백신은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이라,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가 100% 부담해야 합니다.

의료업계 관계자들은 백신 공급가가 15%씩 인상되는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동석 /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 "너무 일방적으로 많이 올린 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오르면 국민들이 비용 부담으로 접종하기가 꺼려질 거에요.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경제적 활동이 약해져 있는 상황인데 과다한 인상은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신 가격을 올린 건 최근 공장 증설 등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MSD는 "품질·공정 관리 등에 필요한 인프라 확보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가 짊어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신이 시판된 이후에는 가격이 오를 요인이 거의 없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이기철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 "합리적인 요인이 있으면 인상을 해야 되죠. 그런데 왜 올렸는지 해명을 해달라고 했더니 공장을 증설하고 관리비가 올랐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이건 투자지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는 데 왜 소비자가 돈을 대야하는 거에요."

국내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은 가다실이 95%를 점유하고 있는 사실상 독점 체제.

업계에서는 이같은 이례적인 가격 인상의 근본적 원인이 독점적 시장 구조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백신 사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제약사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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