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급변하는 휴대폰 시장에서 사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5일 이사회에서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LG 스마트폰의 아쉬운 퇴장에 국내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삼성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의 페이스 메이커로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광각 카메라, 듀얼 카메라, 노크 코드, 세컨드 스크린, 듀얼 스크린 등 혁신 기술을 한발 먼저 도입하며 스마트폰 트랜드를 이끌었다.

LG 스마트폰이 있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10~20% 내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왔으며, 고가의 애플이나, 삼성 스마트폰을 선호하지 않는 프리미엄급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현실적이 대안이었다.

제조사들의 경쟁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핵심 요소다. 삼성과 LG의 경쟁은 스마트폰 기술의 상향 평준화와 가격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사라질 때와 LG전자가 사라질 때는 다르다"라며 "삼성과 애플이 양강 구도로 가면 가격 인상은 물론 서비스 질 하락에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과 LG는 각자 신제품을 출시할 때 알게 모르게 가격 경쟁을 펼쳐왔다"라며 "'재고 떨이' 모멘텀이 사라지면 통신 시장에서 공시 지원금 등을 통한 마케팅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삼성은 LG 스마트폰의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중저가폰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20만 원대 초저가폰 갤럭시 A12를 출시하고, A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언팩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했다. 샤오미는 20만~3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홍미노트10)' 시리즈를 선보이며 국내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중국 제조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0.1%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다. 애플의 경우 가장 저렴한 모델도 90만원을 넘기기 때문에 중저가폰 유저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LG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애플보다는 삼성전자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체제(OS) 차이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애플은 독자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한다. 안드로이드에 익숙해진 LG폰 사용자들이 아이폰보다는, 같은 OS를 공유하는 삼성전자를 선호할 확률이 높다.

LG 스마트폰의 철수로 고객들의 선택권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가격 역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한국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전 세계에서 2위다.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삼성의 독점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혜택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LG전자는 기존 사용자는 물론,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센터 및 콜센터를 지속 운영한다고 밝혔다. LG전자 모바일 제품의 소모품(배터리, 충전기, 전원 케이블, 이어폰 등)은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센터 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모든 구매 고객은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LG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OS 업그레이드 및 SW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LG 스마트폰이 철수를 결정했지만, LG전자가 사후 지원을 약속한 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5G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LG전자 스마트폰은 판매처 별 재고 소진 시까지 구매 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가별 기준과 법령에 따라 안정적인 사후 서비스 제공 및 수리 부품 공급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며, "끝까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고객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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