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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심상찮다…골드만삭스, 바이두 텐센트 中 주식 7.5조 매도
기사입력 2021-03-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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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장외 거래에서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바이두·아이치이 등 중국 기술주가 대거 처분됐다.

월가에서는 한국계 투자자로 알려진 빌 황이 이끄는 아키고스 캐피털이 매도 주문을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날 일부 주식은 폭락 후 반등했지만 GSX테처두가 43% 폭락한 것을 비롯해 VIP숍과 아이치이 등 주가가 급락했다.

[사진출처 = 풀러 재단]

올해 1분기 말 뉴욕증시에서 월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지난 주 후반부 장외거래를 통해 총 105억 달러(약 11조8808억원)어치 주식을 대량 매도해 현금화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가 고객 주문에 따라 매도한 것으로 '블록 트레이드'(block trades) 형식으로 이뤄졌다.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자금 압박에 내몰린 헤지펀드나 가족 소유 투자 페이퍼컴퍼니가 매도 주문을 한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매도 대상에 바이두·텐센트·VIP숍 등 중국 대형 기술주가 대거 포함돼 있는 데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학대 문제로 불거진 미·중 갈등 탓에 알리바바·넷이즈 등 뉴욕증시 상장 중국 기업 주가가 급락하는 등 '차이나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블록트레이드가 이뤄진 바이두·VIP 숍 등 중국 기술주 일부는 다시 반등했지만 이날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텐센트는 미국에서는 장외주식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26일 뉴욕증시 개장 이전에 '블록 트레이드' 형식으로 총 105억 달러어치 주식을 대량 매도했으며 이 중 63%에 해당하는 66억 달러어치가 '중국판 구글' 바이두와 텐센트, ' 중국 최대 직구 쇼핑몰' VIP숍 등 중국 기업 주식이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중국 온라인 교육업체' 아이치이와 GSX테처두, 미국 미디어업체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식 총 39억 달러어치 매도가 이뤄졌다.

특히 아이치이는 울프팩리서치·머디워터스 등 미국 공매도 투자자들에 의해 '회계 부정 의혹'이 폭로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날을 포함해 최근 미국 대형 미디어·중국 대형 기술주 위주로 총 350억 달러어치를 블록 트레이드 형식으로 팔았다.

블록 트레이드란 매수자와 매도자가 증시를 통하지 않고 따로 만나 협상한 후 양자간 매매를 하는 것으로 대량 매도·매수가 이뤄진다.


블룸버그는 기존에 모건스탠리가 관리하던 비상장 주식들도 골드만삭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주들을 대신해 블록 트레이드 형식으로 대부분 내다 팔았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매도 한 건당 10억 달러가 넘는 대형 거래도 포함됐는데 개인이 세운 소규모 법인 소유 주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헤지펀드나 가족 소유 투자 페이퍼컴퍼니가 자금 압박에 내몰려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 아니냐는 예상이 떠돌고 있다.

CNBC는 그간 엄청난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아키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마진콜을 맞이하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IPO엣지는 최근 아키고스와 관련된 대형 투자은행들이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식을 매도한 바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아키고스 측은 업계 추측과 외신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아키고스는 타이거아시아 헤지펀드 출신 빌 황이 세운 패밀리오피스 투자사다.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켜 주로 통신·미디어·기술(TMT) 분야에 주력해왔다.

패밀리오피스란 개인이 특정 가족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 회사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빌 황은 어린 시절 한국인 전도사 부모를 따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한 한국계 투자자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월 말~2월 초 뉴욕증시에서 '미국 비디오 게임업체' 게임스톱과 '최대 영화관 체인' AMC 를 중심으로 부각된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대거 손실을 입은 것을 만회하기 위해 보유했던 대형주를 대거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특히 지난 19일 뉴욕증시 '네 마녀의 날'(개별 종목·지수의 선물·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날)을 전후해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이달 후반부로 접어들 수록 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분기 리밸런싱'(분기별로 운용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기 위해 주식 등 보유 자산을 매매하는 것)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달 말 이후 미국 경제회복·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 속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블록 트레이드가 이뤄진 중국 아이치이는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본장에서도 13% 급락했고 중국 드론 이항은 3%대 하락했다.

두 업체는 미국 공매도 투자자들에 의해 매출 조작·회계 부정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의혹이 폭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시장은 이달 말 추가로 불거진 미·중 갈등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고위급 만남이 이뤄진 지난 18~19일 알래스카 회담이 '중요한 의견 차이'만 남기고 끝난 후 22일 미국·유럽·캐나다 정부가 공동으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학대 관계자를 제재하면서 부터다.

미국 나이키와 스웨덴 H&M, 영국 버버리, 스페인 자라, 일본 무인양품·유니클로 등 주요 글로벌 의류 업체들은 직간접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당 지도부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강제 노동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애국 보이콧(소비자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이 이뤄지면서 `최대 소비지` 중국 매출 리스크가 불거지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이키 주가가 급락했다.

다만 26일에는 3.38% 올랐다.

[영상 출처=웨이보]

'최대 소비시장' 중국에서는 국영기업·청년단체 등을 통해 시민들이 애국 보이콧에 동원된다.

환구시보와 인민일보, CCTV 등 관영매체가 나이키·H&M 보이콧 지지에 나선 가운데 중국공산당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은 사회연결망(SNS)을 통해 중국 당국의 신장 지역 강제노동을 비판한 나이키를 지목하며 비난했고 누리꾼들이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 영상을 SNS에 올렸다.

타오바오와 징둥 등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제품이 사라졌고 신장 일부 도시에서는 H&M 매장이 25일 사과문을 게시하고 문을 닫았다.

한국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으로 중국이 모국인 빅토리아는 "국가 이익이 중요하다"면서 "H&M와의 모든 계약을 끝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자사 인기 게임인 '아너오브킹스'에서 캐릭터들이 입는 버버리 의상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중 알래스카 회담이 공감대 없이 끝난 지난 19일에는 중국 당국이 '정보 유출 우려'를 빌미로 국영기업·군인을 상대로 테슬라 전기차를 쓰지말라는 지침을 내린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대형 통신사 3곳과 중국 해양석유총공사 등 관영 기업을 상장폐지시켰다.

정보 유출·기술 훔치기·인권 침해에 앞장서는 중국 기업들에 미국인 투자를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정책에 따른 조치다.

차이나모바일은 "미국의 조치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상하이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현재로서도 부정 관행으로 유명한 중국 기업들 투자 리스크는 여전하다.

바이든 정부도 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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