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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 금융지원 1년…200조 쌓아놓고 절반만 써
기사입력 2021-03-1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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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금융지원 1년 평가 ◆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추락을 막기 위해 마련한 금융 지원 자금 200조원 중 절반이 넘는 돈이 아직도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업 구조 조정을 위해 마련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은 집행률이 1%대에 불과해 자금 조성과 집행 간 불일치 정도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정부의 금융 지원 자금 구조를 근본적으로 수술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2월 7일부터 올해 3월 5일까지 총 195조원에 달하는 코로나19 금융 지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이 중 49.3%에 해당하는 96조2000억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소상공인 대상 긴급 경영자금(43조7000억원) △중소·중견기업 대출·보증 지원(37조8000억원)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73조5000억원) △기안기금(40조원) 등 네 가지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 대상 지원금은 36조원(집행률 82.3%), 중소·중견기업 대출·보증은 37조2000억원(집행률 98.5%)이 각각 집행됐다.

이 두 프로그램은 대부분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과 보증 형식으로 진행됐다.


반면 기안기금은 겨우 6198억원(집행률 1.5%),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은 22조7000억원(집행률 30.9%)만 집행됐다.

지난해 5월 출범한 40조원 규모의 기안기금이 실제로 집행된 곳은 아시아나항공(3000억원), 제주항공(321억원), 기간산업협력업체(2877억원)가 전부다.

집행된 자금은 총 6198억원으로 전체 조성 금액 중 1.5%에 불과하다.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은 크게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저신용등급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등으로 구성됐다.

이 세 가지 프로그램을 위해 조성된 자금이 50조7000억원 규모인데 실제 집행은 10 % 수준이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과 보증은 충분히 집행됐지만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과 기업 구조 조정을 위한 기안기금은 거의 집행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은 도입 당시 시장 불확실성이 커 충분한 규모로 조성됐는데, 시장이 조기에 안정되면서 일부만 집행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채안펀드와 증안펀드를 통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채권과 증권을 매입하려 했는데, 그럴 일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가 터진 직후 정부가 시급히 경제와 시장 안정에 나서면서 충분한 조사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점이 이처럼 자금 조성과 집행 간 차이가 커진 이유로 지적된다.

아울러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자금이 필요한 부분과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정부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간산업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는 "기안기금은 금리가 높고 조건도 까다로워 선뜻 신청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기간산업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기안기금을 만들었다면 금리를 낮추고 조건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안기금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자 정부도 기안기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윤원섭 기자]

다 못쓴 기안기금 39조…"성장산업 투입해 경기회복 마중물로"

포스트 코로나시대…전문가가 말하는 금융지원 3대 원칙

① 위기 제조업 한정했던 기금
지원 문턱 낮춰 대상 넓혀야

② 퍼주기식 보편 지원도 그만
대출연장·이자유예 선별을

③ 좀비기업 구조조정도 과제
부실충격 오기전 선제 조치
18일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 기업 창구에서 은행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2년 차에 접어들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지원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코로나19 첫 1년 동안 약 20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일부 프로그램은 거의 집행되지 않고, '퍼주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등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2년 차 금융지원은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구제일변도에서 경쟁력 강화 방식으로의 전환 △보편적 지원 대신 선별적 지원 △옥석 가리는 구조조정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을 무조건 살리기 위해 금융지원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경쟁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성장금융을 준비해야 한다.

무려 40조원 규모로 마련됐지만 고작 1.5%만 사용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적극 활용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기안기금이 제조업 기업에 국한돼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활성화될 관광이나 컨벤션 산업 등으로 확대해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안기금이 '불용(不用)'돼 무용지물이 되기보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필요한 곳에 사용되는 게 더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최근 기안기금 개편 검토에 착수한 것도 기안기금 개점휴업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기안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구조 개선에 대비하기 위해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4월 말로 도래하는 기금 신청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기금 운영을 보다 신축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퍼주기식의 보편적 지원에서 선별적 지원으로 선회할 것을 주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워낙 엄중해 지금까지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신규 대출을 허용했다"며 "앞으로는 옥석을 가리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납부 유예가 허용됐지만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할 경우, 부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자는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5일 기준 정책금융기관을 포함한 전 금융권에서 140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 연장이 이뤄졌고, 신규 대출은 104조6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크다.

그는 "손실이 누적되고 부실화가 진행된다면 이후 회생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금융사는 재무상태를 면밀히 검토해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재무구조가 취약한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연명치료 중인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좀비기업은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금융지원이 줄어들면 바로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는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있던 상황에서 선제적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된다"면서 "출자구조 개선이나 사업 재편 등이 필요하므로 자발적 사업 재편을 위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체적으로 법원 주도의 중소기업 회생절차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회생법원은 2017년 11월부터 '중소기업 맞춤형 회생절차 프로그램'을 시행해 원스톱 회생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중소기업의 회생절차 접근성을 강화시켰다.


박 교수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부채 150억원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하되, 벤처기업과 경영자 개인의 회생절차가 동시에 필요한 기업이나 정보가 취약한 기업도 이용하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원섭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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