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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캘수록 복마전…LH 1급출신 창업직후 17억 돈벼락 계약
기사입력 2021-03-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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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불감증 빠진 LH ◆
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엄벌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입법 청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왼쪽 둘째)과 김남근 민변 개혁입법추진위원장(왼쪽 셋째)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2018년 9월 설립된 A건축사사무소는 17억1000만원 규모의 설계용역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불과 회사 설립 두 달 만의 일이다.

A건축사사무소는 이듬해인 2019년에도 LH와 18억9148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LH로부터 3건에 걸쳐 총 65억8126만원 규모의 건축설계용역을 따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수의계약 규모는 LH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전체 건축사 업체 중 상위 10위다.

이 회사 대표 유 모씨는 LH에서 본부장(1급)까지 지낸 인사다.

LH는 지난해 말 현재 9556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1급은 78명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LH 출신이 설립한 신생 회사를 위한 밀어주기로 의심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에 따르면 2018년 4억6000만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9년 32억2385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시작된 LH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이 전관예우 등 또 다른 관행으로까지 번져 가고 있다.

건축사 업계 일각에서는 'LH의 OB(퇴직자)'를 영입하지 못할 경우 수주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한이 맺힌 폭로를 내놓고 있다.

실제 매일경제 취재 결과 '상위 1% LH 퇴직자'가 만든 신생 회사에 최근 수십억 원대 수의계약이 쏟아지는 등 노골적인 밀어주기로 의심되는 LH의 수주 계약 행태가 드러났다.


8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LH에서 수의계약을 따낸 건축사사무소 상위 20곳(수주액 기준) 중 LH 출신이 회사를 창업하거나 주요 임원으로 자리한 곳만 11곳에 달했다.


지난해 LH와 수의계약을 통해 가장 많은 수주액(173억2060만원)을 올린 B사는 옛 대한주택공사 출신이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LH 처장 출신도 파트너로 합류해 있다.

지난해 LH 수주액 상위 2위인 C사는 공동 대표 3명이 모두 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 출신이다.


이는 회사 홈페이지상 임직원들의 약력이 검색 가능한 경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LH 출신들이 있다고 자료를 공개해놨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업계에서는 수주액 상위 30개 업체 중 90% 이상이 LH 출신들을 영입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머지 10% 업체들도 LH 전직을 보유한 수주 주관사에 분담사로 참여하는 구조로 LH 전직 출신이 포진한 업체들이 LH 건축설계공모와 LH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축사들은 LH 출신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사업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LH 출신이 대표이거나 고위 직원으로 고용돼 있는 회사들이 거의 대부분 용역을 수주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한 건축사 관계자는 "영입한 LH 퇴직자들을 해고하거나 부당한 처우를 한 경우 LH 내에 소문이 나게 되고 해당 기업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며 "힘들게 기술력을 쌓아온 회사들은 LH 전직을 영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주 경쟁에서 밀려나고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노골적인 '전관예우' 관행에 업계에서는 LH 퇴직 임직원들에 대한 영입전이 과열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연봉만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사업계 관계자는 "건축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던 회사가 관련 직종 LH 전직을 영입한 이후에 갑자기 건설사업관리 사업을 수주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고액 연봉의 LH 전직을 다수 영입하지 못하는 중소업체는 모두 수주 절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 퇴직자들의 '전관예우' 문제는 최근 LH 조직 내부에서 재조명되기도 했다.

최근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둘러싸고 조직 내 문제점을 익명 게시판을 통해 나누는 과정에서다.

직장인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서 한 LH 직원은 "각종 공사계약과 입찰에서 전관예우로 몰아주는 관행이 있다"며 "이는 아파트값 원가를 상승시킨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의원은 "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대한민국이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LH가 그간 전관예우를 통해 수백억 원대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까지 포착돼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국정 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는 동시에 자신들 배만 불리는 데 몰두한 LH를 전면 재개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제보를 받습니다.

estate2@mk.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유준호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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