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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LG기밀로 10년 벌었다" 美ITC의 독한 의견서
기사입력 2021-03-0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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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LG 주장에 동의한다.

SK는 LG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10년 이내에 해당 기술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4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의견서(Commission Opinion)'를 ITC 사이트에 게시했다.

지난달 10일 ITC 최종 판결 당시 발표한 판결문이 요약본이라면, 이번 의견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종합본 성격이다.

이번 의견서에는 SK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서부터 미국 자동차 업체 피해 최소화 등에 대한 내용이 조목조목 담겨 있는 가운데 다음달 10일이 기한인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등 미국 정치권에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협상과 관련해 여전히 진척이 없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 오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양사 총수 간 회동 가능성은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총수 간 회동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SK의 영업비밀 침해 행위 인정


이날 ITC는 LG가 주장한 영업비밀 침해(11개 범위 내 22개)를 그대로 인정했다.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된 11개 분야는 전체 공정, BOM(원자재부품명세서) 정보, 음극·양극 믹싱 및 레시피, 드림 코스트(특정 자동차 플랫폼 관련 가격, 기술을 포함한 영업비밀 자료) 등이다.


ITC는 "LG는 LG의 원가·조달·가격 책정에 관해, 그리고 SK가 LG의 영업비밀을 이용하고 이득을 취했다는 점에 대해 개연성 있고 구체적인 주장을 제시했다"며 "조기 패소 판결보다 더 낮은 수준의 법적 제재는 타당하지 않다(No lesser Sanction than default is appropriate)"고 판단했다.


ITC가 결국 수입금지 10년 명령을 내린 이유에 대한 설명도 제시됐다.

ITC는 "SK가 LG의 22개 영업비밀을 침해해 다른 경쟁사들보다 10년을 앞서 유리하게 출발했다"며 "이에 따라 위원회는 수입금지 명령 기간이 효력 발생일로부터 10년이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에 걸친 ITC 소송 과정에서 조기 패소 판결을 부른 SK 측의 '증거 인멸'에 대해선 '심각한(extraordinary)'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 미국 자동차 업체 피해 최소화


ITC는 SK가 2018년 폭스바겐 배터리 물량을 수주하면서 LG의 가격 정보 등 영업비밀을 토대로 최저가 입찰에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SK뿐만 아니라 포드 등에도 잘못이 있다고 강조한 부분은 이목을 끈다.

ITC는 "잘못은 SK뿐 아니라 포드처럼 SK의 영업비밀 침해에도 불구하고, 장래의 사업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도 있다"며 일침을 날렸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체에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 "환영" "유감" 엇갈린 반응


LG에너지솔루션은 "개발, 생산, 영업 등 배터리 전 영역에 걸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명백히 인정됐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ITC 결정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ITC 의견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ITC 의견서의 의미에 대해 "ITC가 SK가 고위층 지시로 과도한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점과 LG의 지난 10년간 배터리 연구개발(R&D) 비용인 5조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탈취한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LG의 영업비밀은 SK에 전혀 필요 없는 것이었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장하는 영업비밀에 대해 검증한 적이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와 SK는 배터리 개발, 제조 방식이 다르다"며 "40여 년 독자개발을 바탕으로 이미 2011년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재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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