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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출연금에 징계까지…'서울시 금고지기' 계륵 신세
기사입력 2021-03-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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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신한은행이 연 30조원 규모 서울시 기금 관리를 놓고 시중은행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1금고 운용권을 확보했지만 불과 3년 만에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 신한은행이 서울시 금고 유치 과정에서 출연금을 과다하게 지급했고, 또 이를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중징계인 '기관 경고'와 과태료 약 21억원을 부과했다.

당시 은행장으로 서울시 금고 유치전을 진두지휘했던 위성호 전 행장(현 흥국생명 부회장)은 '주의적 경고(상당)'를 통보받았다.

주의적 경고는 경징계에 해당한다.


신한은행 기관고객부는 2018년 4월 서울시 금고 운영 금융기관 지정 입찰 당시 금고 운영을 위한 전산망 구축 비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 중 393억3000만원은 시 금고 운영계약을 이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금액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고 운영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 서울시에 제공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은행법에서는 은행이 이용자에게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 과정에서 이사회에 금고 출연금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재산상 이익 제공에 대한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내부통제 조치를 취했어야 했지만 신한은행은 홈페이지 공시, 준법감시인 보고와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사회 안건에는 전산 구축 예상 비용으로 1000억원이 아닌 650억원만 반영했다"며 "사외이사들에게 거짓 또는 불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5월 신한은행은 1915년부터 104년간 이어져온 우리은행의 서울시 금고 운영 독점을 깨고 치열한 경합 끝에 시 금고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입찰 당시 신한은행은 사업자로 선정되면 4년간 출연금 3000억원을 내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제시한 금액보다 약 2배 많았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시중은행들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가운데 출연금 3000억원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당시는 금리 인상기라 서울시 세입과 세출을 바탕으로 이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예상과 달리 금리가 큰 폭 내리면서 세입·세출에서 수익을 내기는커녕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렵게 따낸 '서울시 금고지기' 타이틀이었지만 이번 금감원 중징계로 신한은행은 이에 따른 평판도, 실리도 챙기지 못하게 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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