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국 '니콜라 투자'로 수소사업 진출…지분가치 7배 이상 증가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트럭 업체인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 사업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한화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일 니콜라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면서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의 가치가 7억5천만달러, 9천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3%를 확보, 1년 6개월 만에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입니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수소·전기 트럭 개발 스타트업으로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한화가 니콜라와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건 2018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최종 결정 과정에서는 10여년간 태양광 사업을 담당해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한화에 따르면 김동관 부사장은 투자 결정을 위해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습니다.

실무진과 함께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을 만나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을 듣고, 한화와 통하는 지점도 확인했습니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입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입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