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보험업계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업계 방역 체계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본사가 내린 방역지침이 일부 지점에서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험업계의 집단감염은 지난 3월 에이스손해보험 구로구 콜센터 직원 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KB생명보험 중구 전화영업 보험대리점에서 12명, AXA손해보험 종로구 콜센터에서 3명,
삼성화재 강남구 논현지점에서 4명이 확진됐습니다.
보험업계에서만 113명이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겁니다.
본사가 방역지침을 공시해도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이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XA손보 종로 콜센터의 한 직원은 매일경제TV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생활 속 거리두기 후 직원마다 재택근무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지침이 내려진 것을 그제(3일)서야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첫 확진자가 나오고 사태가 커진 후에야 콜센터 관리자들은 '원하는 직원은 재택근무를 진행할 수 있게 수차례 공지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본사지침을 알렸습니다.
콜센터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를 통해 본사지침을 전달받지 못했고, 센터장이나 실장이 관련 내용을 알려주지 않아 전 직원이 현장근무를 강행해야 했던 겁니다.
확진자가 나오기 전날까지도 4평이 되지 않는 회의실에서 수십 명이 매일 아침 관습적 조회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관리자들은 마스크를 끼지 않고 조회를 진행한 경우도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XA손보는 이에 대해 "메일로 매주 코로나19 관련 공지를 전 직원에게 보냈으며, 최근에는 핫라인을 만들고 센터장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기까지 했다"며 억울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에 콜센터 직원은 "우리는 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사내 메신저로 받아야 확인이 가능했다"면서 "센터장이나 실장조차도 이를 알려주지 않았고, 한 달 동안 재택근무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출근해 이런 사달이 나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현장 관리자 입장에서는 재택근무 후 실적이 덜 나와도 문제고, 잘 나오게 돼도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이를 묵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원은 "계속되는 실적 압박에 각 실마다 휴가도 하루에 2명씩까지밖에 쓸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러한 보험업계의 내부 고발과 관련해 "역학조사와 함께 언론 보도를 참고해서 구체적으로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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