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까스활명수'로 알려진
동화약품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CEO들이 잇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고 있는데, 박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까스활명수'와 '후시딘' 등으로 유명한
동화약품.
189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제약사이자 지난해 매출 3천66억원, 영업이익 112억 원을 기록한 중견기업입니다.
회사에 이상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2008년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했는데, 초대 CEO였던 조창수 사장이 임기를 1년 앞두고 물러난 데 이어 외부에서 영입한 다섯 명의 전문경영인들이 줄줄이 중도사임한 겁니다.
지난해 12월 임시 수장을 맡았던 이설 대표도 선임된 지 한 달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들의 평균 임기는 1년6개월. 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이 전문경영인을 불러다 매출에 재미를 본 뒤 문제가 생기면 내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실제로
동화약품의 연매출은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00~2007년 2천억 원을 크게 밑돌았지만, 2010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2천억 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 왔습니다.
회사 측은 잇따른 중도사임에 대해 "물러난 전문경영인들은 모두 다른 회사의 오퍼를 받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의를 밝힌 이설 대표는 예전에도 임시로 대표직을 맡았다가 그만 둔 전례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같은 'CEO 수난사'에 업계 관계자들은 윤도준 회장과 전문경영인들 간 의견 차이가 커 매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지적.
▶ 인터뷰(☎) : 제약업계 관계자
- "제아무리 전문성을 지닌 사장이 와도 소용이 없죠. 오너하고 '박힌 돌'들이 맘에 안 들면 그냥 나가는 수밖에…."
사정이 이런데도
동화약품은 경영권 승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는 창업주 4세 윤인호 상무가 바로 이달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겁니다.
동화약품은 윤창식 사장에 이어 2세 윤광열 명예회장과 3세 윤도준 회장, 4세 윤현경·윤인호 상무 등으로 바통 터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동화약품은 120여 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사내문화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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