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젠 새벽배송도 느리다...“1시간 안에 가져다 드려요” 이마트, 퀵커머스 점포 3곳 더 추가

K유통 새 돌파구 떠오른 퀵커머스
매장서 1~2시간내 집앞 배송
오프라인 마지막 희망 급부상
올해 퀵상품 판매 5조원 전망

올리브영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드림’ <사진=올리브영>
주문하면 1~2시간 안에 빠르게 물건을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새 돌파구로 떠올랐다.


최악의 소비침체와 온라인 커머스의 득세로 침체 일로를 걸어왔던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퀵커머스의 편리성을 앞세워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종합 마트는 물론 올리브영·다이소까지 퀵커머스 강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퀵커머스를 통해 물건을 파는 규모가 올해 5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8일 이마트는 이날부터 서울 은평·월계·하월곡점 3개 점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신규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점포가 배달의민족 B마트에 입점해 소비자들이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마트 상품을 주문하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사업성 검토를 거쳐 향후 전국 모든 매장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빠른 배송’을 핵심 유통 전략으로 선언하며 퀵커머스 강화를 천명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왕십리점 두 곳을 시작으로 퀵커머스를 시범 운영한 이마트는 지난달 서울 목동·역삼점과 부산 문현점·대구 푸드마켓 수성점 등 지방점까지 4개 점포를 추가했다.

이날 서울 3개점까지 총 9개 점포에서 퀵커머스를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드림’ <사진=올리브영>
이마트의 퀵커머스 1호점인 왕십리점에서는 3000~5000개 품목이 배송 가능하다.

당초 예상치보다 20~30% 웃도는 주문량이 접수돼 배송 체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내수 절벽 때문에 유통업황이 어려운데, 퀵커머스가 고속 성장하면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며 “전국 매장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 2022년 ‘쓱고우’로 퀵커머스에 도전했지만 수익성이 나지 않아 1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쓱고우가 이마트 매장이 없는 도심에 자체 물류센터(MFC)를 구축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퀵커머스는 배민에 입점하는 형태라서 효율이 높고 마트 방문률이 낮은 1인 가구 등 신규 고객 유치 효과도 높으리라는 판단이다.

이마트는 퀵커머스 확대를 발판으로 오는 2027년까지 매출액 34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매출 2위 업체 홈플러스 역시 대형마트 110개, 익스프레스 240개 등 전체의 80% 이상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시장 추이를 살펴 퀵커머스 사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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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도 자체 퀵커머스 ‘오늘드림’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배송 건수는 지난 2022년 600만건에서 2023년 996만건, 지난해 1504만건으로 매냔 3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같은 시기 전체 배송 중 오늘드림의 비중은 34%에서 47%로 늘었다.


올리브영은 오후 8시 이전 주문 건에 대해 3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하는 ‘빠름’, 밤 10~12시 사이에 맞춰 배송하는 ‘미드나잇’, 오후 1시 전에 주문하면 오후 3~4시에 배송하는 ‘쓰리포(3!4!)’ 등 퀵커머스를 세 가지로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3시간 이내 배송을 표방하지만 ‘빠름’의 지난해 평균 배송 시간은 55분으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편리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충성고객으로 잡아두는 ‘락인(Lock-in)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발빠른 퀵커머스 도입은 이 시장의 폭발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20년 3500억원 수준이던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올해 14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저가 생활용품 및 가공식품(편의점, 다이소 등)에서 신선식품(대형마트·슈퍼마켓), 뷰티(올리브영) 등으로 품목이 다변화된 결과로 보인다.

최근 컬리와 손잡은 네이버도 연내 퀵커머스 배송 서비스 도입을 예고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선·가공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 거래액 비율)은 지난해 기준 26.2%로 집계됐다.

저체 신선·가공식품의 소매시장의 4분의 1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뜻이다.

2020년 13.9%에서 5년 만에 비중이 거의 2배로 뛰었다.

이전까지는 직접 먹는 음식만큼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추세가 뚜렷했지만, 이제는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실시간으로 배송받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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