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1번째 주 편입 주장 두고
카니 “절대 팔지 않는 곳들도 있다”
트럼프도 “탱고는 둘이서 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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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만나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PA 연합] |
설전이 벌어졌던 미국·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처럼 신경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정상회담이 특별한 갈등이 표출되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다만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캐나다 편입을 두고 두 정상간 미묘한 신경전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카니 총리와 진행한 정상회담 자리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과 관련해 “난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지만, 탱고도 둘이서 추는 것”이라면서 “누군가가 그걸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는 한 우리가 그걸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니 총리가 “부동산에는 절대 팔지 않는 어떤 곳들이 있다”면서 백악관을 예시로 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맞는 말”이라며 동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달의 선거운동 기간동안 캐나다의 주인(국민)들을 만났지만. 캐나다를 팔 생각은 없다.
절대 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의 말에 웃음을 지으며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절대로 안 된다는 말은 절대하면 안 된다(Never say never·불가능은 없다)”고 받아쳤다.
이에 카니 총리는 장내에 있는 카메라들을 바라보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절대로(never), 절대로, 절대로”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캐나다의 51번째주 편입’과 관련해 각자의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다만 서로를 자극하는 ‘선’을 넘지 않으며 회담 역시 우호적인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었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주권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하게 대응했지만, 무역과 외교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노골적인 반(반) 트럼프 기조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를 앞에 두고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나 철강, 알루미늄 등의 제품을 수입할 필요가 없고 캐나다의 안보를 보조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관세를 철회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이날 카니 총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며 “전임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관계가 나빴다”고도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전 총리를 ‘주지사’라고 칭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던 바 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안보와 나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춰주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가 트뤼도 전 총리보다 일하기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카니 총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는 그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를 주지사라 칭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그렇게 하지 않았고, 아마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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