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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명품 오디오 브랜드를 품에 안았다.
전장기업인 하만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8년 만에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의 복귀를 알렸다.
인수가는 약 5000억원으로, 수조원대의 빅딜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단순히 오디오 사업 강화만이 아니라 전장과 가전 등과 결합해 삼성만의 제품 생태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오디오 1위’ 하만...포트폴리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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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5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들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삼성전자] |
이번에 하만이 인수하는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이하 B&W)를 비롯한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이다.
B&W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정교한 사운드 기술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 손꼽히는 브랜드다.
대표 제품인 ‘노틸러스’의 경우 개당 1억5000만원에 이를 정도다.
데논은 상업용 CD플레이어의 시초로 평가받고, 마란츠는 앰프와 리시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오디오 명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 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기존 하만카돈과 JBL, AKG 등 글로벌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하만은 B&W부터 마란츠까지 오디오 명가를 다 보유하게 됐다”며 “글로벌 1위 오디오 기업으로써 하만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 먹거리 역할 ‘톡톡’...1조 영업이익 달성한 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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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
그 동안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하만은 최근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화 운전공간)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1위로 꼽히는 전장업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모델에 공급되는 카오디오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 먹거리로 고른 첫 작품이었다.
당시 9조원이 훌쩍 넘는 돈을 들여 하만을 인수했지만, 한동안 내놓은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이후 100여개에 달하던 하만 자회사를 통폐합하고 조직도 슬림화하는 등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결과 2023년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1조 영업익’ 시대를 열었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가 1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지난해에도 하만은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성장세를 이어 갔다.
이번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로 하만의 실적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만이 빠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 VD·DA사업부를 제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삼성만의 생태계’ 확보
삼성전자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 인수를 인수하면서 오디오 사업뿐 아니라 다른 주요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모바일, TV 등의 차별화된 음향, 오디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즉, 고급 오디오 기술을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사운드바, 무선 이어폰, TV,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TV나 가전 제품을 선택할 때 사운드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삼성 역시 하만을 통한 고급 오디오 브랜드 인수를 통해 제품 전반에 사운드 기술을 강화하고 삼성만의 제품 생태계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중심으로 한 오디오와 기기 간 연결 등도 생태계 확장 등의 시너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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