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0일 처음으로 회동한다.
탄핵과 조기대선 정국 속에서 야권의 유력 주자와 재계 서열 1위 삼성 그룹 총수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경제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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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 EPA연합 |
이날 만남을 통해 야권의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 정책 기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요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주저하고 있는데 이번 만남이 청년 고용 확산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 나올 지도 주목된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오는 20일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싸피(SSAFY·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찾는다.
싸피는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과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실전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개발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재용 회장은 싸피 프로그램 운영자들과 함께 이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이번 주 중후반 나올 수 있어 만남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계획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간담회 성격에 따라 청년 취업 문제가 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 위기 속에 가장 고충이 큰 청년들의 사회 진출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와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업황 부진 등으로 주요 기업이 감원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1만 명 이상의 인재를 수혈한다는 계획이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제도를 운용 중인 삼성은 지난 10일부터 상반기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청년층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삼성의 공채 제도와 싸피 프로그램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동참 필요성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 정책의 큰 방향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결정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려 있는데 이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힌다.
회동에선 고용 문제뿐 아니라 반도체특별법, 상법 개정안 등 산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통상 문제, 국내 경제 문제 등 현안 등이 논의 소재로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피 프로그램으로 간담회 주제를 국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경제계에서 처리를 호소한 반도체특별법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R&D 분야의 특별 연장 근로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특례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회장 입장에선 당장의 급한 부담은 해소했기에 반도체특별법 처리의 필요성을 먼저 언급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으로 업계의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우리나라 기업 지원을 위한 입법 등 위기 대응 방안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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