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총선서 野 승리
친기업 민주당 29.9% 득표
“독립보다 기반 마련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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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승리한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한 카페에서 파티를 하며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지배를 공언한 가운데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 온 야당이 그린란드 총선에서 승리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열린 그린란드 총선에서 친기업 성향의 민주당이 29.9%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집권 좌파 연정 소속 정당들을 누르고 제1당에 올랐다.
2021년 총선(9.1%) 대비 득표율이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그린란드 민주당은 덴마크로부터 점진적인 독립을 추구하되 경제적 안정과 복지 수준을 보장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독립에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은 과반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24.5%로 2당을 차지한 야당 날레라크는 덴마크로부터 신속한 독립을 주장하고 있어 연정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며, 과거 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했던 친덴마크 자유주의 성향 연대당은 득표율이 7%에 그쳐 연정을 형성한다고 해도 과반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집권 여당과 연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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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총선 개표 현장 [AP = 연합뉴스] |
사회주의 성향의 집권 여당인 이누이트 아타카티기트(Inuit Ataqatigiit)와 연정 파트너 시우무트는 이번 선거에서 합산 3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과반이 무너졌다.
2021년(66.1%) 대비 득표율이 크게 하락했다.
시우무트는 집권 당시인 지난 2009년 그린란드의 자치권을 늘리고 덴마크로부터 독립하는 안을 2029년까지 국민투표에 붙이는 안을 내세운 바 있다.
보다 가시적인 독립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집권 여당의 득표율이 크게 하락한 셈이다.
옌스-프레데릭 닐센 민주당 대표는 “우리는 당장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며 “복지를 위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은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누이트 아타카티기트 소속 뮤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선거 결과를 존중하며, 앞으로의 연정 협상에서 제안을 경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병합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린란드인은 이를 거부해왔다.
과거 덴마크의 식민지였던 그린란드는 1953년 덴마크 영토로 편입됐으며, 1979년 일부 자치권을 획득한 바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북극 지역에 새로운 항로가 열리는 등 경쟁이 심화되자 그린란드가 지정학적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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