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칭 12년만에 리브랜딩 베뉴엣
블로그 마켓 ‘비뮤즈’로 시작
10년 넘게 2030여성 팬층 쌓아
예술작품·90년대 영화서 영감
데님 바지·가디건 등 인기상품
최윤정 대표 ‘클래식’ 감성 인기
직접 나온 라이브방송 억대 매출
매일경제는 컨슈머저널 ‘요.뜨.브’ 코너를 통해 최근 젊은층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 패션 브랜드를 소개한다.
특히 온라인 및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를 엄선했다.
향후 K패션을 선도할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요.뜨.브’에 소개되는 브랜드를 눈여겨보길 추천한다.
 |
최윤정 베뉴엣 대표. [사진=29CM] |
‘돌고 돌아 순정’, ‘심플함이 베스트’라는 말이 제격인 화제의 브랜드가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만 팔로워 7만1000여명을 보유한 최윤정 대표와 그가 창업한 여성복 브랜드 ‘베뉴엣(구 비뮤즈)’의 이야기다.
최 대표는 대학생 시절이던 2012년 시작한 블로그 마켓 ‘비뮤즈’에서 자체 제작 데님 등을 성공시키며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엔 베뉴엣으로 이름을 바꾸고 리브랜딩을 하며 더 큰 도약에 나섰다.
비뮤즈 시절부터 이어오던 깔끔하고 클래식한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품질을 높여 ‘여성 직장인 패션’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2022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처음 들어선 쇼룸은 2030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프라인과 자사몰 인기에 힘입어 2023년 9월엔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에 입점해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는 중이다.
베뉴엣은 29CM 입점 당일 진행한 ‘수요입점회’ 행사에서 일 매출 4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두 번째 신기록을 세웠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한 분위기와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는 데님 팬츠와 은은한 색감의 가디건 등이 베뉴엣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또 베뉴엣의 인기 배경으로 대표이자 디렉터인 최윤정 대표의 영향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29CM 라이브 콘텐츠 ‘29라이브(29LIVE)’에서 베뉴엣은 하루에만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최 대표가 ‘팬밋업’의 형식으로 직접 라이브에 참여해 고객들과 소통한 것이 흥행 비결이었다.
지난 1월 기준으로도 29CM에서 한 달 동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10년 넘게 차곡차곡 쌓여온 단골손님에 더해 베뉴엣을 처음 접한 신규 고객까지 매료시킨 덕분이다.
매일경제는 베뉴엣을 만든 최 대표와 만나 브랜드 성공 비결과 그의 패션 철학을 직접 들어봤다.
 |
베뉴엣 한남동 쇼룸. [사진=베뉴엣] |
- 요즘 29CM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브랜드 중 하나인데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베뉴엣의 ‘변치 않는 정체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때그때 유행을 따르기보다 언제든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무드로 전개하고 있죠. 저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의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꿈꾸면서 로고가 많거나 화려하기보단 무난하고 클래식한 아이템을 좋아했어요. 트렌드는 항상 변해도 베뉴엣에 머물러주시는 고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저와 같은 취향의 브랜드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2012년 만드신 ‘비뮤즈’를 지난해 ‘베뉴엣’으로 리브랜딩 하셨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 처음 비뮤즈를 선보였는데요. 10년이 지나고 브랜드도 저도 성숙해지는 시기에 돌입하면서 제가 추구하는 이상향을 담을 큰 그릇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베뉴엣은 세상에 없던 단어인데 저희가 원하는 무드를 표현할 단어를 직접 만들어봤어요. 브랜드명은 새로워졌지만 기존 고객님들은 꾸준히 저희 브랜드를 찾아주시고 있죠.
- 베뉴엣의 대표 제품인 ‘리에데님’과 ‘폰즈 가디건’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지난달부터 한 달가량 29CM 여성 팬츠 판매 1위였던 ‘리에데님’은 가장 편하고 아름다운 부츠컷 데님입니다.
변형이 없으면서도 슬림한 실루엣을 잘 살리고자 샘플링도 10회 이상 했던 제품이죠. ‘폰즈 가디건’은 입었을 때 실루엣이 예쁘게 떨어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달까지 3억 원 넘는 매출을 돌파했죠. 최근엔 메리제인과 같은 신발류도 인기가 많습니다.
올해엔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레깅스팬츠와 같이 편안한 룩들도 새롭게 선보였어요.
 |
베뉴엣 25SS 룩북. [사진=베뉴엣] |
- 베뉴엣의 팬층은 주로 어떤 사람들일까요.
▷2030 여성분들이 많지만 어머님들까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한계가 없는 편입니다.
클래식하고 단정한 무드는 누구나 선호하니까요. 한남동 쇼룸은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주시고 SNS에 저희 브랜드를 태그해서 게시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 이 자리까지 오게끔 만든 베뉴엣의 운영 전략도 궁금합니다.
▷ 너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은 선택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가디건류의 경우 슬림하거나 살짝 루즈한 핏 등 다양하게 벌려놓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루즈한데 누가 입어도 여리여리해 보이는 핏 등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사고 싶은 제품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방향으로 말이죠.
- 베뉴엣의 색감을 사랑하는 고객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색감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디자인이 무난하면 너무 똑같은 컬러보단 약간 변주를 주는 게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컬러를 고를 때는 컬러만 보기보단 거기서 오는 느낌이나 떠오르는 뮤즈를 생각하면서 고르는 편이에요. 최근에 봤던 예술작품의 분위기나 영화에서 봤던 주인공이 이 컬러 제품을 입었을 때 어떨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요. 1990년대 헐리우드 영화의 클래식한 패션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아요.
 |
최윤정 베뉴엣 대표. [사진=29CM] |
- 대표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어쩌다 패션 일을 꿈꾸게 되셨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어요. 의류 브랜드 외에 다른 꿈은 꿔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대학 때 중어중문학과를 전공했는데, 나중에 내 브랜드를 운영하게 되면 중국어를 잘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였죠. 제가 원하는 느낌을 잘 만들어주는 분들과 일하면서, 옷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무드를 가진 브랜드 운영하고 전개해갈지를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과 라이브방송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도 많이 하시는데.
▷어릴 때부터 블로그 포스팅을 열심히 했는데, 제 취향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이 모이게 됐습니다.
지금도 저와 같이 심플한 무드를 좋아하는 브랜드 팬덤이 있는 편인데 그분들과 항상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베뉴엣 역시 제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커온 브랜드다 보니까 종종 고객분들이 편지나 그림도 보내주시고, 저도 후기를 남겨주시는 분들께 개인적으로 연락하기도 하며 유대감을 쌓고 있어요.
- 대표님께 패션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입니다.
친구랑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데 저한테 패션이자 베뉴엣은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좋은 관계 유지하면서 서로 힘도 되고 그런 의미죠.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