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도 '스몰 럭셔리' 바람이 불고 있다.
일상 속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채우는 스몰 럭셔리는 그동안 주로 패션·뷰티 카테고리에 집중돼왔다.
향수, 립스틱 등 뷰티 상품 또는 지갑, 스카프 같은 패션 상품 말이다.
최근 고물가 등 불황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높은 소비가 주방용품으로 번졌다.
외부 활동을 줄이고 집에 있는 만큼, 꼭 필요한 주방용품을 근사한 양품으로 마련하겠다는 마음이다.
CJ온스타일은 이 추세에 주목해 지난해 8월 '미국의 국민 수세미'로 불리는 '스크럽대디'를 국내에 처음 출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제품은 출시 이후 누적 48만개가 팔렸다.
지난 1월 '최화정쇼'에서 유통업계 단독으로 선보인 '스크럽대디 뉴이어 풀세트'는 30분 만에 9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20개입 풀세트 가격이 10만원을 웃돌지만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산술적으로 1초에 수세미 100개씩 팔려나간 셈이다.
상품 출시는 이지연 CJ온스타일 홈키친사업팀 MD가 기획했다.
국내 업계보다도 국내외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인기를 확인했다.
스크럽대디 수세미는 틱톡에서 관련 영상 시청 기록이 30억뷰에 달했다.
이 MD는 "'이거다' 싶어 스크럽대디 업체 대표님의 연락처를 수소문했다"며 "최대한 이른 날짜로 미팅을 잡아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다"고 회고했다.
스크럽대디는 차가운 물에서는 단단해지고, 따뜻한 물에서는 부드러워지는 플렉스 직물로 제작됐다.
다양한 청소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에서 살균할 수 있어 청결하고, 식기 표면을 흠집 없이 닦아낼 수 있어 재구매율이 높다.
시중의 여타 수세미와 다르게 웃는 얼굴 디자인으로 주방 인테리어 효과까지 높일 수 있는 점은 덤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 '수세미계의 샤넬'과 같은 별명을 붙이며 인기가 높다.
이 MD는 "CJ온스타일이 타사에 비해 젊은 고객층이 많아 유행을 따르는 상품이 잘 팔리는 플랫폼인 만큼 소셜미디어 숏폼에서 화제인 상품이 호응받으리라 확신했다"며 "특히 티빙·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CJ온스타일과도 잘 맞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예감은 적중했다.
지난해 출시 당시 스크럽대디 판매액은 4억원을 넘겨 수세미 품목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후 지난해 10월 '최화정쇼'에서 핼러윈 에디션 상품을 선보여 방송 26분 만에 조기 매진되며 판매액 5억원을 넘겼다.
이처럼 철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 MD는 "스몰 럭셔리 소비 추세와 홈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는 물론 기능성까지 두루 갖춘 주방 아이템이 인기"라며 "제품 그 자체로 인테리어에도 적합해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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