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 주스, 혈당 스파이크 무섭네”…시장 규모 확 줄었다는데

건강한 음식 열풍에 소비 뚝
6천억 시장서 5천억으로 축소

롯데칠성음료가 IPX(구 라인프렌즈)와 협업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델몬트 오렌지주스 미니병’.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건강과 혈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채 음료 소비가 속절없이 줄어들고 있다.

전통의 강자 오렌지 음료 매출은 1000억원 밑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과채 음료 시장 규모는 소매점 기준 2020년 6438억원에서 지난해 5681억원으로 약 11.8% 감소했다.


과채 음료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음료는 오렌지 과즙 음료인데 같은 기간 매출이 27.1% 줄어든 923억원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포도(-26.6%), 사과(-15.8%) 과즙 음료도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나마 배 과즙 음료는 매출이 63.7% 증가해 사과 음료보다 시장 규모가 커졌다.


과채 음료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는 건강과 혈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도 “건강을 중시하는 움직임에 따라 당류 함량이 높은 과채 주스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 열량의 10% 미만을 당류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루 2000㎉ 섭취 기준으로 보면 50g 정도다.

과일주스는 액체 형태라서 신체에 흡수되는 시간이 빨라 혈당이 급상승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제로 칼로리, 제로 당류를 겨냥한 대체 음료가 부상하고 커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 역시 과채 음료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등 과채 음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음료 시장을 탄산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중점 사업 전략에 대해 제로 탄산 리더십을 내세우고 건강 관리 트렌드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과일 음료가 마시고 싶으면 아예 그때만 생과일주스를 마시는 것으로 대체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투썸플레이스와 메가커피, 커피빈 등 여러 카페는 계절마다 제철 과일을 앞세운 생과일주스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지난해 6월 출시한 수박주스와 애플망고주스 판매량이 약 3주 만에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한 바 있다.

이에 올해도 제철과일을 담은 생과일주스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도 과채 음료를 집에 박스로 사놓는 것보다는 카페에서 생과일주스를 그때그때 마시는 것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당에 대한 우려는 큰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소비 감소 요인이다.

과채 음료 가격은 원료로 쓰이는 수입 과일농축액의 국제 시세가 오르면 인상 압박을 받는다.

빙그레는 이달부터 과채 음료 ‘따옴’(235ml) 가격을 2400원에서 2700원으로 300원(12.5%) 올린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웅진식품도 과일 음료 자연은 시리즈와 초록매실 제품 가격을 9.3% 인상했다.

썬키스트 오렌지 등도 일부 판매 채널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델몬트 콜드는 지난해 6월께 오렌지와 포도 가격을 1500원에서 100원씩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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