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
기업 내부 관점인 전략팀과 구별
외부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 평가
 |
조정민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가 서울 중구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BCG] |
“기업 스스로 행동주의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행동주의 공격을 막아내고 투자자 신뢰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
조정민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최근 서울 중구 BCG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BCG는 지난 20여년간 회사 주주의 진정한 장기적 수익을 반영하는 총주주수익률(TSR)에 기반해 기업과 시장을 정기적으로 분석해왔다.
조 파트너는 “부동산 세일즈앤리스백을 비롯해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도구 목록을 가지고 있다”며 “기업 경영
진도 행동주의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동종업계 기업들과 비교해 자신들의 성과를 냉철하게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행동주의식 사고의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본 배분 최적화다.
자본이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오랜 기간 해왔던 사업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현금흐름과 향후 경쟁우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딘지를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투하자본이익률(ROIC), EV/EBITDA 배수 등으로 대표된다.
조 파트너는 “주주환원이 꼭 배당을 확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주가가 올라가면 배당이 없어도 TSR이 올라가기 때문”이라며 “주가 부양을 위해선 성장 사업에 적절히 투자하는 한편, 인수합병(M&A)를 통해 시너지가 날 사업을 사들여야 한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비주력사업을 판별하고 그 정리를 실행에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기업에게는 비핵심이지만 다른 기업에게는 좋은 자산이어야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파트너는 “많은 경영진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그저 어려운 사업을 내놓으려고 한다”며 “다른 기업이 해당 사업 부문을 가져갔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는 명확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조정민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가 서울 중구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BCG] |
기업이 레드팀을 운영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기업 내부에서 행동주의펀드 시각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잠재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하는 독립적인 상설 조직이다.
기업이 외부 압력에 의해 급작스레 대응하기보다 주도적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조 파트너는 “일반적인 전략팀이나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직이 기업 내부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레드팀은 외부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의 전략,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며 “행동주의펀드나 사모펀드(PEF), 애널리스트처럼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력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인앤아웃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결국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도 힘을 싣는다는 분석이다.
자금 유치 능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조 파트너는 “낮은 TSR과 멀티플(기업가치 배수)를 방치할 경우 자금 유치 능력이 떨어지고, 자금을 유치하더라도 더 비싸게 해야 되는 것”이라며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을 받게 되고 고용이나 성장전략 실현에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