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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공매도가 1년5개월여 만에 전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한화그룹주 등 최근 주가가 급격히 오른 종목들이 공매도의 주요 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특성상 주가가 급등했거나 고평가되면서 과열된 기업들이 타깃이 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주사업군인 방산과 조선섹터가 ‘도널드 트럼프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증권사들이 전망한 목표가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주가가 치솟으면서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상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주가가 73만1000원까지 올라 전날 기준 목표주가 65만4524원을 7만6476원 넘어섰다.
지난 1월 DS투자증권과
상상인증권은 목표주가로 40만원선을 제시했는데, 두 달 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이보다 60% 이상 상승했다.
이날 0.88% 올라 8만400원에 마감한
한화오션 주가는 증권사의 목표주가(6만2286원)보다 1만8114원 높다.
한화시스템 역시 증권사의 목표주가 3만2429원보다 5000원 이상 주가가 높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최근 3개월간 리포트를 낸 모든 증권사의 목표치를 상회했다.
방산기업
한국항공우주과 ‘홈플러스 회생절차’의 반사이익 기대감을 받는
이마트도 ‘목표가 초과 달성’ 종목으로 꼽혔다.
‘빚투’가 집중되는 등 과열된 종목들도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통상적으로 공매도 잔액 상위권에는 신용융자가 많거나 신용융자비율(신용융자금액/유동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이 위치한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신용융자잔액이 400억원 이상 늘어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크래프톤 7개사다.
이번에는 대형주가 아닌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지면서 신용융자비율이 높은 소형주들도 위험하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융자비율이 10%를 넘어서는 종목은
제이앤티씨,
인탑스,
네오셈,
에스피지,
씨앤씨인터내셔널,
한글과컴퓨터 6개사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 전망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주가가 빠르게 올랐거나 빚투가 급증한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가 가능했을 때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나 신용융자비율이 높아 과열 가능성이 큰 종목들이 대상이 됐다”며 “신용융자비율이 10%가 넘는 기업들이 공매도 잔액 상위 10위권에 다수 포진해 왔으므로 관련 종목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공매도 잔액이 많았던 종목들도 위험군이다.
높은 공매도 잔액은 숏 포지션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았던 종목이라는 의미다.
공매도가 금지되기 직전인 2023년 11월 3일 기준으로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은
호텔신라(7.64%)와
롯데관광개발(5.72%), SKC(5.58%),
HD현대미포(4.33%),
현대엘리베이터(3.99%) 등이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공포심이 고평가된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제 공매도가 수익률을 악화시키기보다는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한 우려로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에서 이탈하며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실제 공매도 강도가 높았던 종목들보다 고평가 종목들이 더 부진했다”며 “공매도 시스템의 영향보다는 공매도 재개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공포심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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