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압구정에만 군침”…건설사 ‘재건축 선별 수주’ 기조에 반포·송파도 유찰

강남 재건축강남 재건축도 줄줄이 유찰
건설사 계산기 두드리며 수주 참여 고심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 이 단지는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 공고를 냈다.

[사진 = 로드뷰]

서울 재건축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핵심지역 재건축만 수주한다는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한 탓이다.


용산구 한남, 송파구 잠실의 대형 재건축 사업장에는 건설사들이 몰려들어 경쟁이 치열한 반면, 1개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되거나 아예 나서는 건설사가 없는 사업장도 적지 않기때문이다.


24일 도심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2일 개최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공사비가 약 4544억원의 이 재건축 사업장은 삼성물산이 단독 참여해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관련 법에 따라 2차례 이상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강남권 다른 정비사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는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 공고를 냈다.

1차 입찰 때는 롯데건설만 제안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송파구에서는 작년에만 잠실우성4차(DL이앤씨), 가락삼익맨숀(현대건설), 삼환가락(GS건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서초구 신반포2차는 두 차례 유찰 이후 지난해 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총공사비가 1조310억원에 달하는 신반포4차는 삼성물산의 단독 참여에 따른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용산구 한강변에 위치한 산호아파트도 네 차례 유찰 끝에 작년 말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 수주 경쟁은 탈락한 회사가 그간 투입한 금액을 모두 날리게 된다”면서 “지금처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사업성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득실을 따진 뒤 ‘안 되겠다’ 싶으면 건설사끼리 웬만하면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을 겪는 정비사업장도 늘고 있다.

서초구 삼호가든5차는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한 곳이 없어 유찰되자, 공사비를 올려 다시 시공사 찾기에 나섰다.


서울시 신통기획 1호 사업장인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사업의 경우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솟은 공사비로 원가 부담이 커진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재건축 추진 사업장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당분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서울 핵심지역과 광역시 정비사업만 수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총 공사비 1조7000억원 규모 한남 5구역 시공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내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압구정 2구역에선 한남 4구역 수주전에 이어 현대건설삼성물산의 ‘리턴 매치’가 펼쳐질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GS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재건축사업 공사비 규모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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