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투자의견 ‘중립’ 하향
HD현대重·한화오션 등 급락

HD현대미포에서 건조한 LNG벙커링선. (HD한국조선해양)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조선주가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90배를 넘을 정도로 주가가 급등한 데다 공매도 재개가 임박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과 21일 2거래일 동안 HD현대중공업 주가는 13% 안팎 떨어졌다.

이 기간 HD한국조선해양이 10%가량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한화오션 등도 7~8% 내렸다.


최근 1년 간 조선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증권가 매도 보고서가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선(下船)’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조선업계가 미 해군 함정 건조 시장에 뛰어들어 30년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장 규모를 총 1934억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전체 미국 함정 건조 시장의 16% 정도다.

이 기간 미국 군함 건조로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이 창출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FCF)은 각각 5조1000억원, 5조6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를 고려한 기업가치 증가분은 각각 4조7000억원, 4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반면, 한화오션 시가총액은 1년 전보다 15조원 이상 급증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측정 가능한 여러 수단을 동원해도 지금 한화오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실적 전망치 변경 없이 밸류에이션을 할증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HD현대중공업도 고평가라는 지적을 내놨다.

강 애널리스트는 “HD현대중공업의 미국 시장 진입으로 증가할 수 있는 적정 가치는 4조3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엔진기계 부문 가치를 감안해도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재개와 재무적투자자(FI) 블록딜도 주가에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은 지난 2월 19일 장 마감 후 HD현대마린솔루션 보유 지분 약 4.5%(200만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주당 14만7500원으로, 전일 종가(16만2500원) 대비 9.3%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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