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특사와 좋은 논의…건설적 안보·투자협정 제안”

키이우 방문 켈로그 특사와 회담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은 취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에서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투자·안보협정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켈로그 특사와 만난 뒤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켈로그 특사와 좋은 논의를 했다.

현재의 전황과 우리가 요구하는 안보 보장, 포로 송환 문제 등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자·안보 협정을 만들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결과를 빨리 도출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켈로그 특사에게)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가 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보장돼야 하고 러시아가 다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SNS 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말폭탄’을 주고 받은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그는 그를 ‘독재자’로까지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등 강도 높은 설전을 벌였지만, 켈로그 특사와의 면담 후 유화적인 입장으로 다시 선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건설적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의 조건으로 제안한 광물 협정을 두고 입장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담겼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미국 모두 이날 회담에서 뚜렷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회담 후 예정됐었던 공동 기자회견이 취소된 부분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회담은 지난 18일 미국·러시아가 종전협상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연 지 이틀만에 진행됐다.

우크라이나가 제외된 상태에서 진행된 협상을 두고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각국의 반발이 잇따른 가운데 입장차가 조율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취소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앞서 켈로그 특사를 만났던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소셜미디어 X에 “켈로그 특사와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올렸다.